[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51·끝)] ‘정의·평화·생명 공동체’ 시민들과 함께 만든다

입력 2013-12-26 01:33


2013 Y운동 결산

2013년 한 해 동안 한국YWCA는 국민일보를 통해 ‘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캠페인을 펼쳤다. 90년의 역사를 가진 YWCA 기독시민여성운동체의 활동과 정신이 Y회원을 넘어 전 사회로 확산되는 계기였다.

‘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사는 일은 쉽지 않다. ‘하나’가 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서로를 알고 이해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 성별, 종교, 계층, 지역, 빈부, 장애 등 모든 것이 차별되지 않고, 다양함이 새로운 창조의 원천이 되려면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진정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Y를 통해서 시민들이 진정 원하는 사회를 자유롭게 꿈꿀 수 있고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더 많이 펼쳐나갈 것이며, 여기에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길 원한다. ‘함께하는 우리’가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향을 같이 바라보고 동고동락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Y의 존재 이유인 ‘정의, 평화, 생명의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존에 자신이 가졌던 것들을 내려놓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아픔도, 기쁨도 같이 나누는 일에 기꺼이 발걸음을 내디디려는 용기와 결단, 지혜와 실천이 있어야 한다.

Y는 청년운동(Young)이다. 젊은 운동이다. 미래를 지향하는 젊은 사고와 청년성을 가지고 개방적이며 진취적으로 활동하는 운동체이다. 지금의 상태에 만족하며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도전 정신과 창조 정신으로 나의 ‘최선의 것’으로 공동체가 이룰 수 있는 ‘최상의 것’을 이뤄가는 운동이다. 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키다리학교’를 비롯해 전국 52개 회원 Y에서 다양한 Y-틴과 대학Y 활동은 청소년 스스로 자기 삶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살기 위한 여러 활동들을 같은 또래와 함께 펼친다.

Y는 여성운동(Women)이다. 여성의 사회 참여와 지위 향상을 위해 여성이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살아 있는 운동체이다. 남자라는 이유로, 혹은 여자라서 차별하거나 배제하지 않는다. 평등과 화합을 추구하는 운동을 펼친다. 전국 26개 여성 인력개발센터를 운영하며 여성의 경제능력 향상과 사회 참여를 위한 직업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돌봄노동의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고 있다. 여성 폭력의 어두운 그늘과 억압의 고리에서 이 사회 구조 전체가 벗어날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은 물론 폭력 피해자와 가해자의 상담 등을 통한 예방활동도 벌이고 있다.

Y는 기독교운동(Christian)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바탕으로 사회 정의와 평화를 이뤄가는 운동체이다. Y 기독교운동은 ‘힘없는 자, 약한 자’를 돌보고 섬기며, ‘억눌린 자’의 편에서 그들의 친구가 되어 주는 일을 해 왔고, ‘가난한 자’를 위한 나눔의 실천을 전개해 왔다. 다문화가정의 결혼이주여성들과 그 자녀들의 자리에도 물과 공기, 맑은 태양빛을 공평하게 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전달했다.

‘내 식비의 10분 1을 북한어린이과 함께’라는 주제로 밥상에 예수님을 초대하듯 북한 어린이를 초대해 밥 한 술을 나눴다. 끼니를 때우지 못하는 북한 어린이들을 위해 식비의 십일조를 기꺼이 내자는 Y 평화 나눔을 통해서다. 북한 어린이 한 명을 우리 가정에 품고 건강한 미래를 위해 기도하며 지원하는 운동으로 Y는 2013년 한 해 정동교회, 마포성광교회, 정동제일교회, 서초신동교회 등 교회와 함께 이 운동을 전개했다.

기독교운동인 Y운동은 창조 질서의 보전으로서의 생태 문제를 인식할 것을 명기한 ‘JPIC(Justice, Peace, and Integrity of Creation)’의 신앙적 입장에 선다. 창조 세계와 창조 질서를 파괴하는 오늘날 핵과 자본의 위협 앞에 ‘생명정의’와 ‘지속가능한 나눔의 정의’를 이 사회에 외친다. 위험한 핵에서 벗어나 하나님께서 주신 자연 에너지로 이 세상을 창조 질서 보전의 현장으로 바꾸기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탈(脫)핵 에너지 실천 운동을 벌였다. 밀양 송전탑 건설에 대한 반대 캠페인을 전개했다. 또 방사능 오염 먹거리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없애기 위해 식약청에 방사능 안전기준치 하향 조정을 위한 거리 캠페인, 서명운동을 펼쳤다. Y는 회원운동(Association)이다. 전국에 있는 회원이 주체가 되어 움직이는 민주적인 공동체다. 회원이 주체가 되기에 회원의 참여는 무엇보다 중요한 Y운동의 근간이다. 회원의 참여는 곧 시민의 참여를 의미하기에 Y는 시민운동이다. 지역에서 보다 많은 시민들이 Y의 회원으로 활동할 때 시민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하는 곳, 여성과 아동이 행복한 지역사회가 이뤄질 것이다. 전국 52개 지역에서 Y 목적문에 동의하는 18세 이상의 세례 받은 여성이 정회원이 될 수 있고 준회원, 대학생회원, Y-틴 회원, 어린이회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남성들은 회우로 Y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

Y는 국제운동(Global)이다. 세계 125개국의 Y 회원들이 인종과 나이를 초월해 한 공동체가 되어 여성폭력 추방과 여성지도력 개발운동, 기후변화 환경운동, 팔레스타인 평화운동, 탈핵운동 등 범지구적 운동의 확산을 위해 세계Y 회원들과 더욱 긴밀하게 소통하고 교류하고 있다. 2013년에는 한 나라의 목소리만으로 변화되기 어려운 북한 인권의 문제를 세계Y 회원국들과 공유하고, DMZ를 함께 방문해 분단의 아픔과 평화의 열망을 나누기도 했다. 국경과 인종을 초월해 섬김과 나눔으로 태국 미얀마 국경 난민여성을 위한 봉사활동 ‘피스 인 아시아’와 탄자니아 IT 봉사활동, 미얀마 교육 봉사활동 등을 통해 국제운동체 Y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Y는 국민일보 목요일자 미션면 32면을 통해 기독여성청년회 한국Y의 정체성과 활동 내용, 지향하는 여러 가치들을 나눴다. 매주 ‘Y가 만나는 세상’의 기사를 통해 전국 52개 회원Y의 활동가들이 각자의 자리로 불러 세워주신 하나님의 소명을 깨닫고 활동하는 이야기, 다문화어린이와 결혼이주민여성을 위해 목포에서 신안면까지 왕복 5시간의 뱃길도 멀다 않고 매주 찾아간 한글교실 이야기도 실었다.사회와 소통하는 리더를 키우는 키다리학교 참여자들의 활동을 통해 한 해 동안 자신의 삶의 목표와 더불어 함께하는 공동체의 의미를 깨달은 많은 청년들을 소개했다.

‘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가기 위해 Y가 한 해 동안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은 분명하다. 어디로부터, 누군가에게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시민성을 가진 이 땅의 시민들과 함께 2014년에도 같이 함으로써 가능하다.

이주영(한국YWCA연합회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