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회 일제히 섬김·나눔의 성탄예배… “화해와 용서로 이 땅에 평화를 주소서”

입력 2013-12-24 20:20 수정 2013-12-25 02:34


성탄절이다. 아기 예수의 숭고한 탄생을 축하하는 예배가 전국의 교회에서, 거리에서, 병원과 집에서 드려진다. 말구유에 태어나 사랑과 구원의 메시지를 전한 예수 그리스도의 뜻도 곳곳에서 반짝이는 날이다. 도시와 농어촌 교회를 가리지 않고 쪽방촌 주민 등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뜻 깊은 섬김 행사도 잇달아 열렸다.

◇사랑과 나눔 실천=한국교회희망봉사단(한교봉)은 24일 서울 동자동 쪽방촌 400여 가구를 찾아가 성탄선물을 전했다. 은평성결교회 교인 등 자원봉사자 20여명은 커피 치약 양말 등을 정성껏 담은 선물꾸러미를 들고 좁은 비탈길을 오르내렸다. 한교봉은 서울 동자동 성민교회에 주민 300여명을 초청해 연극공연을 보여주고 일부 주민에게 붕어빵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3년 전 사업에 실패하고 노숙을 해온 A씨(68)는 “전 재산을 잃고 가족도 모두 떠나버린 뒤 뇌경색으로 쓰러지기까지 했었다”며 “월세 20만원짜리 방에서 살면서 무엇보다 따뜻한 말을 건네주는 사람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와주셨다”고 감사해했다.

구세군 자선냄비본부는 24일 오전 서울광장 특설무대에서 거리음악회를 열었다. 자선냄비 친선대사로 위촉된 김병찬 아나운서의 사회로 브라스밴드와 어린이 합창단, 비보이와 팝페라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미자립교회와 함께하는 성탄예배=부산 호산나교회는 미자립교회를 돕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호산나교회 성도 1200여명이 조를 나눠 부산·경남 지역 미자립교회 100여곳을 찾아가 성탄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호산나교회는 성도 20명이 채 안 되는 이들 교회에 ‘사랑의 쌀’을 10포대씩 나눠주고 점심 대접도 하기로 했다. 홍민기 호산나교회 목사는 “낮은 곳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우리 교회가 받은 축복을 이웃 교회들과 나누려고 마련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남녘땅의 최북단인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초도제일교회 성도 20여명은 25일 새벽 동네를 돌며 ‘새벽송’을 부를 예정이다. 김승모 초도제일교회 목사는 “50대 이상의 성도들이지만 새벽송의 추억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 적극적으로 참여하신다”고 했다.

기름유출 사건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태안반도의 끄트머리에 있는 의항교회는 성탄절에 마을 어르신들에게 나눠드릴 과자선물 300개를 준비했다. 또 마을회관에 돼지고기를 전해드리기로 했다.

◇고난 받는 이들을 위한 기도=25일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는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성탄절 연합예배’가 열린다. ‘정의가 이길 때까지’(마 12:20)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날 예배는 쌍용차 해고자 등과 함께 한다. 연합예배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예수님의 길을 따라 고난을 받는 생명들과 연대해 하나님의 정의와 질서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예배”라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힘을 합해 세운 소망교도소에서는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찬양을 들을 수 있다.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외룡리에 있는 소망교도소 내 강당에서 수용자들이 모여 성탄예배를 드린다. 25일 오전 서울 남서울은혜교회의 그레이스소년소녀합창단이 찬양 공연을 하고 오후에 서울 종교교회 청년부와 함께 예배를 드린다. 소망교도소 관계자는 “자율적으로 성탄예배에 참석하도록 하는데도 수용자 300여명 가운데 매년 200명 정도가 참석한다”고 말했다.

도시교회의 성탄예배도 이어진다. 사랑의교회는 25일 338명의 유아 세례식과 성탄예배를 드린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대성전 및 부속성전에서 오전 7시부터 7차례 성탄축하예배를 드린다. 소망교회도 4차례 예배가 있다.

김경택 이사야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