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굴릴 곳 없어서… 은행 초단기상품 인기
입력 2013-12-25 01:31
사람들의 여윳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저금리 기조 속에 돈을 마땅히 굴릴 곳이 없어 수시입출식 예금 등 은행의 단기 금융상품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국내 은행 수신이 1179조원으로 올해 들어 43조2000억원 늘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연간 증가액(37조원)보다 많다. 올 들어 정기예금·적금은 4조5000억원 줄어든 반면 수시입출식 예금은 19조6000억원이나 늘었다.
이런 경향은 저금리에 기인한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10월 평균 2.59%까지 내려가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세를 감안하면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정기예금에 돈을 오래 묶어둘 유인이 사라졌다.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은행과 0.1∼0.3% 포인트 차로 좁혀져 매력을 많이 잃었다. 지난 10월 말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45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조7000억원(25.7%) 감소했다.
은행에선 언제든 돈을 뺄 수 있고 금액이 클수록 높은 금리를 받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300만원 초과면 2.4% 금리를 주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마이심플 통장’은 지난 2월 출시 이후 판매 실적이 2조5000억원을 넘었다. 정기예금이면서 중도해지해도 연 2%대 금리로 돈을 찾을 수 있는 국민은행 ‘업(UP) 정기예금’은 지난해 11월 3조1000억원이던 잔액이 1년 만에 7조8000억원으로 2배가 됐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