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인력구조 ‘항아리型’… 10명 중 6명이 중간간부

입력 2013-12-25 02:38


중간간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항아리형’ 인력구조가 국내 은행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업체인 CEO스코어는 국민·신한·우리·기업·하나·외환·SC·씨티은행 등 국내 8대 은행의 중간간부(과장∼부장) 비중이 지난 9월말 현재 51.4%에 달한다고 24일 밝혔다.

8개 은행의 총 임직원수는 8만7000여명으로 2008년에 비해 8.2% 늘었다. 신입부터 대리까지 일반 행원수는 2만8100명에서 2만8921명으로 2.9%, 중간간부는 4만4300여명에서 4만5100여명으로 1.8% 각각 늘었다. 임원 수는 같은 기간 345명에서 274명으로 20.6% 감소했다. 파견직 등 계약직은 8363명에서 1만3527명으로 61.7% 급증했다.

5년간 중간간부의 증가율이 일반행원 증가율보다 낮았으나 승진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계약직을 제외하면 중간간부 비중은 61.0%로 높아져 중간간부층의 인사적체가 심각함을 보여준다.

CEO스코어는 “항아리형 인력구조가 은행의 인력운용을 어렵게 하고 인건비 부담을 높이는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간 동안 8대 은행의 임직원 증가율은 8.2%였지만 인건비는 2008년 6746억원에서 2012년 8611억원으로 27.6%나 증가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올해 9월 기준으로 계약직을 제외한 일반직원 대비 간부 비율은 씨티은행이 71.1%로 가장 높았다. 2008년 60.4%보다 10.7% 포인트나 높아졌다. 이어 국민은행 70.3%, 외환은행 69.6%, SC은행 68.6% 등의 순이었다.

기업·신한·우리은행 등은 간부 비중이 2008년에 비해 줄면서 각각 60.8%, 56.1%, 55.3% 수준을 보였다. 간부사원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하나은행으로 45.5% 수준을 유지했다. 하나은행은 5년 전에 비해 0.2% 포인트 상승했으나 2008년부터 간부사원 비율을 전체 임직원의 절반 이하로 유지해오고 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