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등굣길 피랍 ‘공포의 4시간’
입력 2013-12-25 02:28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두고 등교 중이던 초등학생을 납치해 부모에게 금품을 요구한 20대 남성이 범행 3시간40여분 만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등교하던 초등학생 A양(8)을 납치해 부모에게 3000만원을 요구한 혐의(약취유인 등)로 조모(28)씨를 검거했다고 24일 밝혔다. 조씨는 오전 8시35분쯤 서울 금호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 골목에서 등교하던 A양을 승용차에 태워 납치한 뒤 A양 부모에게 네 차례 전화해 3000만원을 보내라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잠시 얘기하자”며 A양에게 접근한 조씨는 거부하는 A양을 강제로 안아 차에 태웠다.
조씨는 A양의 휴대전화로 오전 9시45분부터 11시48분까지 A양 부모에게 “내가 알려주는 장소로 신용카드를 들고 나오라”는 식의 협박 전화를 했다. 경찰은 A양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금호동 일대를 배회하는 조씨 차의 행방을 알아낸 뒤 차량 추격전을 벌였다. 금남시장 앞에서 조씨 차를 들이받기도 했다. 결국 차에서 내려 도주하는 조씨를 200m가량 따라가 낮 12시19분 금남시장 삼거리에서 검거했다.
조씨는 동대문시장에서 옷을 떼다 팔고 있으나 장사가 잘 안 돼 3000만원가량 카드 빚이 있었다. 범행 차량도 훔친 것이었다. A양은 다친 곳 없이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