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탄의 감동을 다시 회복해야 할 때
입력 2013-12-25 01:47
용서와 화해, 믿음과 긍휼의 손길 내밀자
타락하고 죄지은 인간에게 영원한 삶을 주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을 다시 맞았다. 한 해의 마감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의 성탄절은 우리들에게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도록 만들게 마련이지만 우리 사회와 한국 교계 내 크고 작은 일이 유난히 많았던 올해에는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한국 교회의 섬기는 미덕은 올해에도 계속됐다. 멀게는 태풍의 피해 속에 집은 물론 사랑하는 가족까지 잃고 거리로 내몰린 필리핀 국민들을 위해 수만리를 두말없이 달려갔으며, 가깝게는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등 우리 이웃을 보살피는 데 최선을 다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 단원들은 성탄 전날에도 쪽방 주민을 찾아 고통을 함께하며 예수의 사랑을 전했다.
그러나 올 한 해를 돌이켜보면 교계 내 크고 작은 분열과 갈등으로 편한 날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경제성장사처럼 한국교회도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성장을 하다보니 세세하고 미미한 부분까지 구석구석 챙기는 데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 같은 교회 내 작은 문제들이 세월의 흐름 속에 부풀려져 마치 기독교 자체의 문제인 것처럼 비춰진 것은 아쉬운 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가 세상 사람들의 이정표를 제시해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단합되고 일치된 모습으로 한목소리를 내야 할진대 교회 안팎에서, 교단 안팎에서 반목하고 질시하는 모습을 너무 많이 노출시켰다. 이제 분열된 모습은 모두 던져 버리고 한국 교회가 일치된 목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하길 기대한다. 한국 교회의 기틀을 다진 원로 목회자들의 헌신과 노력에 감사하는 마음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들이 없었더라면 한국 교회의 오늘이 있었겠는가.
무엇보다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한 해가 지나도록 우리 사회는 화합은커녕 반목과 질시가 습관화돼 갈수록 정파간, 계층간, 지역간 갈등이 줄지 않고 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제 자신같이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을 실천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고 반면에 사회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장으로 변해 버린 지 오래다. 아기 예수 탄생의 기쁨을 다시 새겨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누가복음 19장10절)는 성경 말씀은 성탄절의 의미를 압축적으로 나타낸다. 예수님은 죄악 속에서 사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오셨다. 하나님이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셨으면 외아들을 이 땅에 보내 인간의 죄를 대신해 죽음에 이르게했는지, 그 사랑의 정신을 다시 새겨야 할 시점이다.
성탄절을 맞아 한국 교회는 소외된 이웃을 돕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정치·사회·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지혜를 짜내야 한다. 이를 위해 성경말씀으로 다시 돌아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려는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다. 기독인은 물론 모든 사람들이 용서와 화해의 정신을 잊지 말고 긍휼의 손길을 내미는 데 인색하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