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적시는 난치병 부부의 순애보… KBS1 ‘크리스마스 특집-당신이 선물입니다’

입력 2013-12-24 01:53


크리스마스 특집-당신이 선물입니다(KBS1·24일 밤 10시)

음향 엔지니어 현경석(43)씨는 교회에서 아내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이혼의 아픔이 있었던 현씨는 아내 변영진(40)씨의 무심한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끈질기게 구애했다. 만난 지 6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한 그는 특별한 노래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4년 전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작곡을 시작했던 노래에는 아내를 향한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키 147㎝, 몸무게 33㎏인 변씨는 크론병, 베체트병, 강직성 척추염까지 난치성 질환만 세 가지를 앓고 있다. 어릴 적부터 조금씩 아팠던 변씨는 중학생 때 확진 판정을 받고 2개월마다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 몸의 염증을 완화해주는 치료지만 문제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쇼크다.

아내가 쇼크에 빠졌다는 긴급전화를 받고 현씨가 급히 병원으로 달려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발걸음이 더디다. 그 역시 남들보다 시야가 1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과 아내의 병을 알고 있었지만 결혼하겠다는 결심을 굽히지 않았다. 아내가 수술실로 들어가자 현씨는 왈칵 눈물을 쏟아낸다. 하지만 이내 수술 후 돌아올 아내를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한다. 바로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불러주는 것이다.

아내의 수술 때문에 한 달 만에 아들을 보는 날. 부부는 설렌다. 아들을 낳기 위해 면역억제제도 끊고 염증을 그대로 견뎌내야 했던 변씨는 오늘 같은 날만 계속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눈이 좋지 않은 남편을 위해 불이 켜지는 시계를 생일선물로 내민 아내 앞에서 현씨는 “저 사람이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이라고 답한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