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재단 내우외환

입력 2013-12-24 01:32

문화중심도시 광주의 문화·예술 정책을 총괄하는 문화재단이 내우외환에 휩싸였다.

광주시는 “최근 국제교류 사업을 위해 출국했다가 물의를 일으킨 광주문화재단 A차장 등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고 23일 밝혔다. A차장 등 문화재단 직원 2명은 일본 홋카이도 문화재단 초청으로 지난 9일부터 4박 5일간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하지만 330만원의 출장비를 지급받은 이들은 홋카이도 문화재단이 주최한 공식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고 동행한 지역 작가들과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이들은 국제교류 업무와는 상관없는 부서 소속인데다 술자리에서 시의 문화정책 등을 놓고 작가들과 ‘갑론을박’ 하다가 싸움까지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문화재단은 말썽이 일자 20일자로 A차장을 대기발령하고 공식 사과했으나 파문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시 감사실은 문화재단의 인사·예산 부서인 지원협력실 A차장 등이 국제교류 담당인 기획홍보팀 대신 해외출장을 간 경위와 회의를 팽개치고 술만 마신 배경을 집중 감사해 징계할 방침이다.

시 출자기관인 문화재단에는 상당수 공무원들이 파견돼 근무 중이다. 재단 측은 지역작가 지원을 위한 해외출장으로 국제교류 행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광주지역 문화단체들은 최근 연임에 성공한 노성대(72) 문화재단 대표이사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달 말 임기를 마치는 노 대표이사는 지난 19일 열린 제13회 정기 이사회에서 출석한 이사 13명의 만장일치로 재추대됐다. 대표이사 임기는 3년으로 연봉은 1억원 수준이다.

이에 대해 광주민족예술인총연합 등은 “재단 출범 이후 잡음이 끊이지 않아 지난 3월 사무처장과 동반 사표를 냈던 노 대표이사를 연임 추천한 것은 부당하다”며 “대표이사는 새로 공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