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수색 논란 인도 女외교관… 가사도우미 노예처럼 학대

입력 2013-12-24 01:33

알몸 수색 논란으로 미국과 인도 간 외교적 마찰의 중심에 선 인도 여성 외교관이 자신의 가사도우미를 “노예처럼 학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포스트는 22일(현지시간) 데비아니 코브라가데 뉴욕 주재 인도 부총영사가 인도에서는 여성의 인권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정작 가정에서는 혹독한 고용주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알몸 수색의 피해자가 아니라 인권 유린의 가해자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뉴욕포스트는 인도 매체 아웃룩 인디아를 인용, 인도인 가사도우미 산기타 리차드의 가족이 인도 현지에서 코브라가데를 상대로 제출한 고소장 등의 내용을 상세히 전했다. 산기타의 남편 필립은 소장에서 “코브라가데는 산기타에게 매일 오전 6시부터 밤 11시까지 일을 시켰다. 이는 노예로 부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그는 “일요일은 휴무일로 약정돼 있었지만 교회에 가는 2시간을 제외하고 같은 시간의 일을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산기타의 딸 제니퍼는 코브라가데 가족이 공권력을 동원해 입을 막으려 했다는 진정서를 지난 7월 미 국무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역시 외교관인 코브라가데의 부친이 올 초 한밤중에 경찰관 5명을 자신들의 집으로 보냈고 그 이후 가족 구성원들이 수시로 경찰에 소환돼 왔다고 주장했다. 제니퍼는 “코브라가데의 부친은 우리 아버지가 더 이상 직장생활을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하는 등 우리의 미래를 짓밟겠다고 협박했다”고 강조했다. 산기타의 가족이 제기한 고소 사건은 현재 뉴델리 법원에 계류돼 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