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안철수 조직 ‘내일’ 466명 실행위원 분석해보니… 30%가 전·현 민주당 출신

입력 2013-12-24 01:37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전국 조직인 ‘정책 네트워크 내일’ 실행위원 10명 중 3명은 민주당 당원이었거나 현재 당원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했던 이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야권 나눠먹기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안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신동해빌딩 11층에 ‘새정치 추진위원회’ 사무실을 열고 본격적인 창당 준비에 들어갔다.

◇새누리당 출신은 딱 2명=국민일보가 입수한 민주당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안 의원이 지난달 10일 발표한 ‘내일’ 실행위원 466명 중 108명(23.2%)이 최근 1년 사이 민주당을 탈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32명(6.9%)은 발표 당시 민주당 당원이었다. 특히 민주당 텃밭인 호남 지역 실행위원의 경우 전남 54명 중 18명, 전북 61명 중 21명이 민주당 출신이다.

반면 새누리당 출신은 2명, 통합진보당을 탈당한 사람은 1명에 불과했다. 야권 관계자는 “안 의원이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겠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민주당 출신 빼가기를 하고 있다”며 “그의 새 정치는 야권 분열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나머지 실행위원 323명(69.3%)은 최근 1년간 당적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민주당 당적 조회는 1년 이내만 가능해 과거 민주당에 몸담았거나 공천을 받았던 인사는 더 많을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분석이다.

실행위원들은 내년 6월 지방선거나 7월 재·보궐 선거의 예비 후보군 또는 지역 조직 대표로 분류된다. 하지만 적지 않은 인사가 민주당 출신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들이 새 정치에 부합하느냐는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기웃 인사’ 또는 ‘민주당 주변세력’이라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해 대선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 대의원 등이 안 의원 대선 캠프로 넘어가면서 당적을 정리하지 않았고, 양측은 이전투구를 벌이기도 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건너온 이들이 실무진이나 실행위원에 대거 포함된 것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괜찮은 분들이 왜 민주당에서 빛을 발휘하지 못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안(安), “정부와 여당은 소통을 모른다”=안 의원은 오전 현판식에서 하늘색 파랑(스카이블루) 색상의 둥근 원 속에 ‘국민과 함께 새정치’라고 새겨진 로고를 공개했다. 그러나 아직 당 색깔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안 의원은 회의에서 정부의 철도노조 공권력 투입을 겨냥해 “요즘 정부와 여당은 소통이라는 말은 쓰지 않기로 돼 있는 모양”이라며 “뜻이 다른 국민, 반대하는 국민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정부는 모두의 정부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신당 지지율이 높게 나온 것에 대해서는 “기대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겠으나 들뜨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오후에는 서울 망원동 망원시장을 찾아 민생입법 간담회를 가졌다.

김아진 정건희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