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본격 회복세 뚜렷

입력 2013-12-24 02:38

미국이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들어섰다는 지표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외신과 전문가들도 이번엔 ‘진짜’라는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발표된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와 소비지출 증가율,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 등을 근거로 미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고 23일 보도했다. 미국의 3분기 GDP는 4.1%를 기록해 2009년 이후 두 번째로 4.0%를 넘었고, 소비지출 증가율은 2%로 그 전 분기 1.4%보다 크게 증가했다. 인플레를 반영한 다우지수는 지난 20일 1만6221.14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WSJ는 “이제 관건은 미 경제가 ‘진짜로’ 좋아졌느냐는 것”이라면서 “대부분의 전문가는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리전스파이낸셜의 리처드 무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전에도 경기회복 조짐을 보이다가 이내 가라앉고는 했지만 이번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충격도 더 이상 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번 경기회복은 소비 증가가 이끌었다는 점도 향후 전망을 밝게 한다. 내구재, 식품, 서비스까지 소비 지출이 광범위하게 증가하면서 임금 상승을 촉진하고, 이는 또 다른 수요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내려 그동안 시장을 억눌러온 불확실성을 개선한 점도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미 자산운용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맨의 스콧 클레먼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시장이 실물경제에 더 주목해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국면이 회복됐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내년 미국의 예상 GDP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22일 NBC방송에 출연해 “미국의 내년 전망이 상당히 좋다”며 “성장률 예측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테이퍼링 발표와 정치권에서 연말이 가기 전에 예산 협상을 타결한 점 등도 고려됐다. IMF는 지난 10월 내년 미 GDP 성장률을 2.6%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국가 부채 문제가 남아 있다. 미 정치권은 지난 10월 부채 한도가 법정 상한에 달해 사상 초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리자 긴급조치로 내년 2월 7일까지 빚을 끌어다 쓸 수 있게 땜질 처방을 해놓은 상태다. 잭 루 미 재무부 장관은 최근 의회에 서한을 보내 “미국의 국가신용도는 협상카드가 될 수 없다”며 “의회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부채 한도를 올리는 것에 대해 합의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