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 ‘마오쩌둥 띄우기’ 탄생… 120주년 앞두고 전국적으로 기념 열기
입력 2013-12-24 01:33
마오쩌둥(毛澤東) 탄생 120주년(12월 26일)을 앞두고 이를 기념하는 열기가 전국적으로 뜨겁다. 이에 맞춰 관영언론은 마오쩌둥 띄우기에 나섰다. 베이징 천안문(天安門) 광장 남쪽에 위치한 마오 주석 기념당에는 지난 36년 동안 2억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상은 일반 국민에게는 마오쩌둥이 정치적 공과와는 상관없이 일종의 신처럼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오의 고향인 후난(湖南)성 샹탄(湘潭)현 샤오산(韶山)을 찾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복을 빌기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소득 증대에 따라 빈부 격차와 부패가 심화되면서 평등을 앞세웠던 마오쩌둥에 대한 향수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3일 사설을 통해 “마오쩌둥을 부정하는 것은 소수의 유치한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마오쩌둥에 대해 ‘공적은 7할, 잘못은 3할’이라는 말에 동의해야 한다”며 “문화대혁명 뒤 시간이 오래 지남에 따라 마오쩌둥이 과오를 저질렀다는 생각이 줄어들고 공적에 대한 평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현 지도부로서는 좌·우파를 동시에 아우를 필요가 있기 때문에 마오 탄생 120주년을 대대적으로 기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민일보는 이 기념당이 1977년 9월 9일 문을 연 이래 36년 동안 2억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82년 12월에는 이 기념당 내에 마오쩌둥,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 류샤오치(劉少奇) 전 주석, 주더(朱德) 전 부주석의 혁명업적기념실이 설치됐다. 그 뒤 99년 7월에는 덩샤오핑(鄧小平), 천윈(陳雲)의 기념실도 들어섰다. 일부 외국 매체는 마오쩌둥 탄생일을 ‘성탄절’에 빗대 ‘마오탄절’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마오의 고향인 샤오산은 지난해 관광객 800만명이 방문했으나 올해는 11월까지 이미 1000만명이 다녀갔다. 12월 들어 마오 기념 열기가 고조되면서 관광객 숫자는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샹탄현 정부가 마오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미 지출한 액수만 19억 위안(약 3800억원)에 달했다.
중국 중앙문헌연구실은 49년부터 76년까지 마오쩌둥의 활동과 사상 등을 담은 ‘마오쩌둥 연보’ 하권을 펴냈다. 앞서 93년 출간됐던 마오쩌둥 연보 상권도 하권 발매와 함께 재출간됐다. 그러나 역사학자 장리판은 “마오쩌둥은 민주헌정을 중단시키고 중국이 계급투쟁의 길로 들어서도록 했다”며 “그는 중국 공산당에게는 부(負)의 자산”이라고 비판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