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백두혈통’ 집중 부각 왜?… 김정은 태생적 한계 불식 의도
입력 2013-12-24 01:33
북한이 최근 들어 부쩍 김일성 주석 직계가계인 ‘백두혈통’을 집중 부각하는 것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제1비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부인 고영희의 아들이다. 고영희는 일본 오사카 태생의 재일교포 출신이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김 위원장과 첫째 부인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 김정남 또는 둘째 부인 김영숙 사이에서 난 김설송이 직계 백두혈통이다. 이들 두 사람이 아닌 김 제1비서를 유일한 백두혈통으로 보기엔 무리가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각에서 제기될 수 있는 김 제1비서의 태생적 배경을 불식시키기 위해 북측이 연일 ‘김 제1비서=백두혈통’이란 공식을 강조한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3대 세습 및 1인 지배체제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활용한다는 의미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기념일(1991년)이자 김 제1비서 할머니인 김정숙의 생일(1917년)인 24일에 앞서 예년과는 달리 김정숙을 ‘백두혈통의 뿌리’로 집중 부각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 노동당과 공식매체들은 12월 들어 김일성 주석과 김 위원장에 이어 김 제1비서의 가계(家系)를 신격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자에도 2면 상단에 김정숙 동상 앞에서 충성 맹세를 하는 군인들의 사진과 함께 찬양 기사를 내보냈다. 특히 1면에는 원산에서 김 주석, 김 위원장 동상을 새로 건립한 소식을 실으며 ‘백두혈통을 이어 우리 당을 끝까지 받들리’란 기사도 내보냈다. 김정숙에겐 ‘백두여(女)장군’이라는 호칭도 붙였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