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질주하는 친디아, 속 아픈 고민을 담다

입력 2013-12-24 01:33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본관서 중국·인도 작가 23명 전시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이후 경기도 과천 본관은 다소 ‘찬밥신세’다. 관람객들이 서울관에만 몰려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천관 제1·2전시실에서 내년 3월 2일까지 열리는 ‘중국 인도 현대미술전: 풍경의 귀환’은 참여 작가와 작품성이 서울관 전시 못지않다. 급격한 사회변화를 겪고 있는 두 나라 작가들이 예술을 어떻게 펼치고 있는지 ‘풍경’이라는 틀 속에서 조명해본다.

양국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23명(중국 10명, 인도 13명)이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55점을 내놓았다. 쩡판즈, 쉬빙, 인시우젠 등 중국 작가의 작품에는 문화대혁명 이후 급속하게 진행되는 사회 개방화에 대한 고민이 묻어 있다. 반면 수보드 굽타, 굴람 모하메드, N. N. 림존 등 인도 작가의 작품에는 문화적 다양성과 종교적 차이에서 초래된 갈등과 아픔이 녹아 있다.

중국 작가 인시우젠의 ‘집단 잠재의식’은 시장에서 구한 옷을 아코디언처럼 길게 이어 붙여 기차 모양으로 만든 설치작품이다. 어디로 달릴지 모르는 중국의 현실을 표현했다. 쩡판즈의 회화 ‘장엄함은 동쪽에서 온다’는 날카롭고 복잡하게 엉켜있는 붓질을 통해 개방화의 물결 속에서 전환점에 선 중국 사회의 고민과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인도 작가 굴람 모하메드의 ‘알파벳 스토리’는 도시락처럼 생긴 ‘이야기 상자’에서 인도의 설화, 교육, 축제 등 다양한 주제를 담은 그림을 펼쳐 보이는 작품이다. 종교분쟁을 작품의 소재로 활용한 닐리마 쉐이크의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정치·사회 폭력 속에서 스러져간 희생자들을 표현한 N. N. 림존의 조각 ‘1425’ 등이 인도의 근현대사를 반영한다(02-2188-6000).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