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의 성공 뒤엔 든든한 안방마님… 아내 하원미씨 알뜰 내조
입력 2013-12-24 02:41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은 아내다.”
추신수가 텍사스와 7년간 1억3000만 달러(1379억원)의 초대형 계약에 합의하면서 동갑내기 아내 하원미씨에게도 팬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에 추신수가 뉴욕 양키스를 거절하고 텍사스를 선택한 것도 대도시를 싫어한 아내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추신수는 그동안 남다른 아내 사랑을 드러냈다. 몇 해 전 추신수는 한 TV 방송에 출연해 “아내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잘 참고 못난 나를 내조해준 아내가 정말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아내 하씨는 추신수와 함께 힘들고 외로웠던 마이너리그 시절을 함께 버텨냈다. 추신수가 음주 파문으로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다시 남편을 일으켜 세웠다. 심지어 하씨는 남편을 위해 스포츠 마사지까지 배우기도 했다.
추신수가 아내를 만난 것은 21세 때다. 부산고를 졸업한 2001년 시애틀과 계약해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는 시즌을 마친 뒤 한국에 돌아왔다가 친구의 소개로 연극영화과 학생이던 아내를 처음 만났다. 그리고 첫눈에 반한 두 사람은 불같은 사랑에 빠졌다. 한 달 후 미국으로 돌아간 추신수는 여자 친구 생각에 야구도 잘 되지 않았고, 여자 친구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전화통을 붙잡고 살았다고 털어놨다. 결국 양가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하씨가 미국에 들어갔다. 원래 예정은 몇 달만 있다가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하씨가 첫째 아들 무빈이를 임신하면서 결혼이 앞당겨지게 됐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생활은 힘들었다. 땅콩 잼을 바른 빵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비행기 대신 버스를 타고, 호텔 대신 모텔을 전전하며 미국 전역의 작은 도시들을 돌아다녔다. 월급이 1400달러(약 150만원)밖에 되지 않았던 2003년 추신수는 시애틀에서 아내와 함께 단칸방 생활을 했다. 월세 700달러인 방 두 칸짜리 아파트를 빌려 다른 선수 부부가 방 하나를 쓰고, 또다른 선수는 거실에서 잤다.
추신수는 인터뷰에서 “마이너리그 시절 돈이 없어서 임신한 아내가 먹고 싶어하는 음식을 사주지 못했다”며 지금까지 미안해하고 있다. 하씨의 경우 너무나 힘든 출산과 육아를 가족도 없이 혼자 감당하느라 우울증에 걸려 극단적인 충동까지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추신수가 시애틀에서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된 이후 두 사람의 생활도 여유를 갖게 됐다. 다만 애리조나에 집을 마련했기 때문에 추신수는 정규 시즌 동안에는 클리블랜드와 신시내티에서 혼자 살아야 했다. 추신수가 이번에 초대형 계약을 성사하면서 하씨는 그동안의 고생을 보답받게 됐다. 또 텍사스로 이사하면서 추신수의 자취 생활도 마침내 끝을 맺게 됐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