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성 칼럼-캠퍼의 조건] 햇볕 잘 드는 곳에 눈 치우고 텐트 쳐야
입력 2013-12-24 01:47
겨울에는 어떤 캠핑장이 좋을까요? 전기와 온수 사용이 가능한 시설 좋은 곳이 적합하겠죠. 여름에는 해가 귀찮은 존재지만, 겨울에는 햇볕 가득 내리쬐는 장소가 좋으니 인근 산이나 기타 시설물로 응달이 되는 곳은 피해야 합니다. 겨울에는 낮은 기온 외에도 차가운 바람이 더 견디기 힘든 데다 체감온도까지 떨어뜨립니다. 허허벌판과 바람이 지나는 통로는 피해야 합니다. 바람 방향을 잘 고려해 차량을 바람막이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눈이 덮인 곳은 가급적 눈을 치우고 텐트를 설치합니다. 눈이 지속적으로 차가운 냉기를 전달할 뿐더러 난로를 피울 경우 그 열로 눈이 녹아내리면 바닥이 진창이 되기 때문입니다. 꽁꽁 얼어붙은 땅은 텐트 펙을 설치하기 어렵습니다. 10㎝ 전후의 단조펙이나 강철펙을 사용하고 철수할 때는 망치로 뽑거나 땅에 박힌 펙의 머리에 남는 펙을 끼워 돌려가며 빼줍니다. 대형 못과 와셔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다음 이용객을 위해 반드시 회수해 가도록 하세요.
동계에는 실내 난방을 위해 환기창 외에는 완전히 폐쇄된 상태로 지내게 되기 때문에 바깥 조망이 어려워 갑갑함을 느끼게 됩니다. 우레탄 재질의 투명창을 달면 조망은 물론 햇빛을 투과시켜 내부 온도를 높이는 역할도 합니다. 기성제품을 구입하거나 부드럽고 질긴 재질의 우레탄 비닐을 텐트의 개구부보다 조금 더 넓게 재단한 후 자석으로 고정시키면 됩니다.
텐트의 스커트는 펙이나 돌멩이로 적당히 눌러 거센 바람의 침입을 막습니다. 눈이 내린 후 기온이 내려가면 텐트 하부 천과 쌓인 눈이 함께 얼어붙게 됩니다. 잡아당기면 천이 찢어지니 살짝 두드려 치우거나 따뜻한 햇볕에 저절로 녹아내리도록 하세요.
영하의 날씨에 캠핑용 가스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가스통에 직접 열을 가하는 것은 폭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장작이나 숯, 성형탄 등을 사용하는 화로는 텐트 내부에서 사용하면 화재, 산소 결핍,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잠자리용 텐트 내부에서도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연소형 제품(랜턴, 스토브 등)은 사용을 금합니다.
매년 동일한 사고로 생명을 잃는 이가 적지 않습니다. 주로 사고는 어이없는 방심이나 과음에 따른 경우가 많습니다. 음주로 인한 운동신경 저하는 비상상황에 대한 지각력을 떨어뜨립니다.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과음은 피합니다. 가족과 함께 즐기는 오토캠핑은 극기 훈련이 아닙니다. 기온 급강하, 강풍이나 난방장치 이상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철수하도록 하세요. 안전은 경험으로 보장되는 게 아니고 사고는 방심에서 비롯됩니다.
김익성 (‘와편의 오토캠핑탐구생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