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아웃도어로드 CEO에게 길을 묻다] ‘페리노’ 창립자 5대손 안나 페리노 CEO

입력 2013-12-24 01:47


고도 3585m 연구소서 테스트… 유명 산악인 재차 검증

“이탈리아 토리노 지방에서 1870년 시작한 페리노는 143년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최초로 방수 코팅 원단을 개발하면서 시작했는데, 당시 방수 원단은 신소재였죠. 유럽에서 알프스 원정을 시작하던 시기라 많은 알피니스들이 등산 전에 알프스에 근접한 우리 회사를 방문해 기능성 용품과 방수 의류를 구입하곤 했습니다.”

창립자 체사레 페리노(Cesare Ferrino) 이후 가업으로 이어져 온 페리노는 현재 5대손인 안나 페리노가 수장을 맡고 있다. 안나 페리노(사진)는 “초창기부터 많은 알피니스들과 협약을 맺어온 페리노는 수년간 그들을 위해 테크니컬 용품과 의류를 개발해 왔고 가장 익스트림한 환경에서 제품을 테스트하고 이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발전해 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세계 최초로 8000m급 봉우리 14개를 완등한 라인홀트 매스너는 원정 때 페리노의 제품들을 사용했다. 이후 오늘날에는 에두르네 파사반, 실비오 몬디넬리 등 유명 산악인들이 페리노의 필드 테스터로 활동하고 있다.

안나 페리노는 “페리노는 R&D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1994년 몬테로사 지역에 ‘하이랩’ 연구소를 세웠고, 샘플은 100% 숙련된 기술자를 통해 이탈리아 본사에서 제작한다. 본사에서 샘플을 제작해 프로페셔널한 테스터에게 보내 필드에서 직접 사용한 의견을 전달 받는다. 또 3585m 높이에 위치한 ‘하이랩’ 연구소에서는 매년 여름 캠프를 열어 용품들을 직접 테스트하는데 일반 고객들도 캠프에 참여해 제품들을 사용하고 의견을 남길 수 있다. 이렇게 몇 단계에 걸쳐 테스트를 한 후 이를 반영해 다시 제품을 완성하고 공장을 통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페리노는 전세계 40여개국에서 전개 중인 글로벌 브랜드다. 방수원단을 발명하면서부터 캠핑 텐트를 제작했던 터라 이탈리아에서는 캠핑 텐트 가운데 첫손에 꼽히는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국제구호단체와 환경단체의 구호활동용 텐트 등 특수 텐트로도 유명하다. 창립 이후 다양한 용품으로 명성을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2009년 아웃도어 의류 사업에 진출했다.

국내에는 지난해 호전리테일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안나 페리노는 “아웃도어 의류지만 패셔너블함과 피팅에 큰 신경을 쓰고 있는데, 한국의 컬렉션도 우리의 콘셉트와 브랜드 철학에 잘 부합돼 매우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의 페리노 고객들은 그들이 어릴 때부터 페리노 제품을 애용했고 그들의 여가시간과 휴가를 페리노 제품과 함께 보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국 고객들도 페리노 제품과 함께 행복한 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객들에게 최고의 성능을 가진 안전한 제품을 제공해 그들이 즐거운 아웃도어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 페리노가 추구하는 목표이기도 합니다.”

글=김 난, 사진=윤성중 쿠키뉴스 기자 na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