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텍사스 계약] 텍사스행 초대박 열차 탄 추추 트레인

입력 2013-12-23 02:36


추신수가 미국 진출 13년 만에 ‘1억 달러의 사나이’가 됐다.

미국 현지 언론은 22일 FA(자유계약선수) 추신수와 텍사스가 7년 총 1억 3000만 달러(1379억원)에 계약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7년 계약을 연평균을 나누면 1857만 달러(197억원), 즉 매달 월급이 155만 달러(16억 5000만원)나 되는 셈이다.

추신수의 계약 총액은 아시아 출신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넘겼다. 그동안 1위는 스즈키 이치로가 2007년 시애틀과 시즌 도중 맺은 5년 9000만 달러다. 2002년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텍사스와 5년간 6500만 달러의 FA 계약을 맺으며 스포츠재벌로 탄생해 화제를 모았다. 추신수는 이번에 박찬호의 2배를 받게 됐다.

다른 종목 선수들과 비교해도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축구스타 박지성이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연봉은 약 8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추신수의 연봉은 박지성의 2배가 넘는 셈이다. 추신수는 모든 종목을 통틀어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최고 스포츠재벌로 기록될 전망이다.

하지만 최고의 순간을 맞기까지는 인고의 세월이 있었다. 그는 2000년 12월 시애틀과 계약금 137만 달러(당시 약 13억원)에 입단 계약을 했다. 2001년 루키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추신수는 단칸방에서 동료와 함께 지낼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견뎠다. 추신수는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후 “마이너리그에서 뛸 때는 연봉 1만 달러도 받지 못했다”면서 “마이너리거 시절 식비로 나오는 20달러를 아끼기 위해 구단에서 점심 때 주는 빵을 하나 더 가져가 아침으로 해결했던 적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추신수는 2002년과 2004년, 2005년에 마이너리그 유망주를 모은 퓨처스 올스타에 뽑힐 정도로 급성장했고, 2005년 4월 21일 마침내 빅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2001년 시애틀에 입단한 이치로가 같은 포지션(우익수)에서 추신수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이듬해 7월 26일 시애틀과 클리블랜드의 트레이드는 추신수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의 주전을 보장받은 뒤 승승장구했고, 연봉 역시 가파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은 추신수는 2011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연봉조정을 신청해 397만 5000달러(약 45억원)의 거액 몸값을 받게 됐다. 이어 2013년 초 신시내티로 이적한 추신수는 연봉 737만 5000 달러(약 81억원)에 연봉 계약을 했다.

FA 자격을 1년 앞뒀던 올 시즌 추신수는 내셔널리그 출루율 2위(0.423)에 오르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출루 머신’ 추신수가 FA 시장에 나오자 여러 구단이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추신수의 몸값이 너무 비싸 영입할 수 없다”는 푸념까지 들렸을 정도다. 그리고 슈퍼 에이전트와 텍사스의 줄다리기 끝에 추신수는 미국도 주목하는 초대형 FA 계약으로 부와 명예를 거머쥐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