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달밤에 체조’…8개월 만에 국내 콘서트
입력 2013-12-23 02:27
역시 싸이(본명 박재상·36)였다. ‘콘서트 종결자’로 불리는 싸이가 8개월 만에 돌아온 국내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팬들에게 ‘달밤에 체조’를 함께 하자던 싸이는 이번 공연으로 다시 한번 명불허전 ’싸이’임을 확인시켰다.
싸이는 22일 오후 7시15분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붉은 의상을 입고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무대에 섰다. 세계적인 인기를 실감케 할 만큼 콘서트장 내엔 외국 팬들이 곳곳에 보였다. 남녀노소 가족 단위 관객들도 공연장을 찾아 연말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즐겼다.싸이는 ‘챔피언’과 ‘연예인’을 시작으로 콘서트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그는 “데뷔 13년차에 여러 가지 수식어를 갖고 있지만 지금은 그냥 ‘가수 싸이’로 이 자리에 섰다”며 “오늘은 AP통신에서도 공연 사진을 찍으러 왔다. 한국 관객의 대표성을 갖고 열심히 즐겨 달라”고 말했다.
그는 직접 작곡한 DJ DOC의 곡 ‘나 이런 사람이야’, 커플들을 위한 ‘어땠을까’, 스윙 버전으로 편곡한 데뷔곡 ‘새’, 아버지께 바치는 곡 ‘아버지’까지 20여곡을 선보이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를 펼쳤다.
그의 여장 무대는 공연 전부터 화제였다. 가수 선미(21)의 ‘24시간이 모자라’에 맞춰 딱 붙는 빨간색 보디수트를 입고 맨발로 무대에 오른 싸이는 여성스러운 몸짓, 온 몸을 쓰다듬는 섹시한 포즈로 관객들을 경악케 했다. 세계인이 사랑한 노래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을 부를 때는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떼창’(모두 함께 노래하는 것)과 ‘떼춤’으로 화답했다. 20일 이적(39), 21일 김범수(34)에 이어 이날엔 가수 이승기(26)가 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되돌리다’, 싸이가 작사·작곡한 ‘내 여자라니까’ 등을 부르며 부드러운 가창력을 선보였다.
싸이는 공연 중 “(해외 활동을 할 땐) 외로움과의 싸움이 크다. 나의 ‘제자리’는 이곳”이라면서도 “한번 칼을 뺐는데…(웃음). 응원을 받아 되든 망하든 다시 도전해볼 테니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해외 활동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 앙코르 무대에서 팬들을 향해 연신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며 모든 힘을 쏟았다. 3시간여의 공연을 이끌며 땀으로 흠뻑 젖은 싸이의 모습에선 열정이 묻어났다. 1만2000명이 들어찬 공연장은 거대한 클럽으로 변신했고 관중들은 마지막 곡까지 함께 뛰었다.
특히 이번 콘서트를 전후로 싸이의 신곡 공개 여부에 대중의 관심이 모아졌다. 그는 “아직 신곡 작업을 하고 있다”며 “‘챔피언’ 이후 10년은 그 곡을 극복하는 시간이었다. 더 좋은 노래를 만드는 데 10년이 걸려 ‘강남스타일’이 나왔다. 계속 곡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부터 열린 싸이의 콘서트 ‘달밤에 체조’는 24일까지 진행된다. 싸이는 23일을 제외하고 24일 2회를 진행해 총 5회 공연을 하며 6만명의 관객을 만난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