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팔 없는 농구선수의 기적… 호스킨스, 피나는 훈련 끝에 농구 명문대 진학
입력 2013-12-23 01:29
“나는 왼팔이 없는 게 아니라 오른팔이 있는 선수입니다. 그런데 당신은요?”
미국 조지아주의 한 시골 고등학교 농구선수가 던진 한 마디가 지구촌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애틀랜타 북부 밀튼고등학교 졸업반인 잭 호스킨스(19·1m93)다.
뉴욕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왼쪽 팔이 없는 농구선수 호스킨스가 농구 명문 플로리다대학교에 진학한다고 대서특필했다. 호스킨스는 태어날 때부터 왼쪽 팔꿈치 아래가 없지만 패싱과 드리블은 물론 3점슛도 척척 넣는 놀라운 능력을 겸비한 만능 플레이어다. 지난 시즌 평균 11점을 넣었고, 시즌이 한창인 올해는 평균 6점과 2.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의 부모는 아들을 보통 아이들보다 더 강하게 키웠다. 파도타기의 일종인 스킴보드부터 트라이애슬론까지 다양한 스포츠를 익히게 했다.
호스킨스는 어린 시절 손끝에 피가 날 정도로 매일 드리블과 슛 연습을 했다. 그의 부모는 두 명의 코치에게 도움을 청해 아들에게 크로스오버 드리블을 가르쳤다. 이는 방향 틀 때 공을 반대방향으로 튀겨 전환하거나 V자 모양으로 튀기며 상대 수비를 혼란시키는 드리블이다. 장애로 인한 불리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체육관이든 운동장이든 어디든 볼을 갖고 다니면서 연습을 했다.
호스킨스는 자신의 꿈을 큰 소리로 외치고 다녔다. “저는 하이 디비전 원(미국대학스포츠협회 최상위 그룹) 농구팀에서 뛰려고 제 모든 것을 바치고 있어요.”
호스킨스의 말을 믿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의 꿈을 비웃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 아이가 농구선수가 되는 것보다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게 더 쉽지 않겠어? 내가 그의 부모라면 당장 집어치우라고 할 텐데….”
그런 그에게 하늘은 기적을 선물했다. 지난 10년간 두 차례 전미신학대체육협회(NCCAA)에서 우승을 차지한 대학 농구강호 플로리다대의 빌리 도노반 감독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도노반 감독은 “호스킨스는 영감을 주는 아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건 그가 좋은 농구선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애를 숨기지 않는다. 그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긴 옷을 입거나 SNS에 사진들을 올릴 때 장애를 숨기려고 하는 게 안타깝다”면서 “장애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호스킨스의 꿈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아버지는 아들의 궁극적인 꿈이 NBA라고 했다. “아들은 최고의 도전을 원해요. 할 수 있는 한 가장 높은 단계까지 가려고 합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