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영업난 증권사들, 치킨게임 돌입

입력 2013-12-23 01:31


증시불황을 맞아 ‘고객 모셔오기’를 위한 증권사들의 거래 수수료율 인하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내년 6월 30일까지 자사의 ‘tx’계좌를 개설한 고객이 주식, 주식워런트증권(ELW), 상장지수펀드(ETF)의 온라인 거래를 할 때 받는 수수료를 아예 없앴다고 22일 전했다.

동부증권은 주식 수수료도 ‘정액제 시대’라며 월 수수료를 990원까지 대폭 낮춘 ‘동부 990’ 상품을 만들었다. 동부증권 모바일이나 홈페이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 주식, ELW, ETF를 거래한 고객에게는 월 거래금액 1억원까지 수수료를 990원만 적용한다. 키움증권도 처음 거래하거나 6개월 휴면 고객이 HTS 등으로 재거래할 경우 6개월간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업계 최저 수수료율(0.015%)보다 더 낮춘 증권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와 코스닥의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율을 최근 0.0142%로 낮췄으며 신한금융투자도 거래 수수료율을 0.013%로 내리고 신한카드 포인트로 주식 매매 수수료를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타사 고객 유치전도 불을 뿜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타사에서 옮겨오는 고객에게 최대 5만원의 백화점 상품권을 주기로 했고, NH농협증권도 금액에 따라 농촌사랑상품권을 증정한다. 증권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수료율 인하전’에 뛰어든 것은 업황이 나빠 증시에서 이탈하는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잡기 위한 것이다. 올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대금은 1000조원을 밑돌아 2011년(1702조원)보다 40% 이상 급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