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막으려면 학교 공동체 회복해야”
입력 2013-12-23 01:34
학교 폭력은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으로 끝나선 안 되고, 학교 공동체를 회복하는 데까지 어어져야 한다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한 목소리로 말했다.
월드비전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한 ‘아동권리정책 포럼’에서는 학자와 법 전문가만이 아니라 학교 현장에 참여하는 이들도 토론에 나서 현실과 다른 정책을 비판했다. 좋은교사운동 김진우 대표는 “학생부에 학교 폭력 가해자를 표시하는 등의 엄벌주의가 표면적으로는 사건 발생 횟수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보이지만, 음성적인 폭력 확산까지 막지는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사건 당사자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갈등이 확대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처벌보다는 관계 회복을 우선시하는 게 오히려 학교 안에서 피해자 학생이 지속적인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고, 가해자 학생도 학교에 건강하게 복귀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지역 학부모 대표로 참석한 김형희씨도 “어떤 사건이 이슈가 되면 누구의 책임이고 누구의 탓인지 따지기 마련이지만, 학교 폭력 문제는 쉽게 어느 한쪽의 탓으로 돌리기 어렵다”면서 “일상에 지친 부모들이 자신의 역할을 찾고 자녀와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월드비전 아동권리위원회 회장이기도 한 강원도 동해 묵호중학교 3학년 조흥진군은 “머리 아플 때 먹는 약과 배 아플 때 먹는 약이 다르듯 학교 폭력 문제도 상황에 따라 저마다 다른데 처벌만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며 “학교 폭력 사건의 원인과 배경을 정확히 알려면 결국 학생과 학생들, 교사와 부모 사이에 대화가 있어야 하고, 소통과 대화는 사건을 예방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교실에서 찾은 희망’ 캠페인을 실시해 온 월드비전은 이번 포럼을 위해 학교폭력 원인에 대한 전국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이날 포럼을 개최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