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엉뚱한 치료 많은 ‘목 디스크’
입력 2013-12-23 01:26
직장인 허모(50) 씨는 평소 뒷목이 뻣뻣하고 머리가 무겁더니 언제인가부터 밤에 잠을 자기가 힘들 정도로 오른쪽 어깨와 등이 아파서 병원을 찾았다.
그동안 스트레스 때문이라 생각하고 찜질을 하고 물리치료도 받아봤지만 증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씨는 의사에게 최근 들어선 손에 힘이 빠지는 것 같고, 손가락이 먹먹한 느낌까지 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검사결과 그의 통증은 목 디스크 때문에 나타나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허씨와 같이 목 디스크로 인한 뒷목 뻐근함과 어깨통증, 팔 저림 증상을 업무상 스트레스나 오십견 때문일 것으로 속단해 엉뚱한 치료를 받는 이들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목 디스크, 즉 ‘경추추간판탈출증’은 추간판(디스크)을 감싸고 있는 막이 노화 또는 외부 충격에 의해 손상돼 찢어지면서 디스크가 척추 관절 밖으로 빠져 나와 주변 신경을 압박하며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통증을 느끼는 부위는 디스크가 척추신경을 누른 정도와 발병 부위에 따라 달라진다. 목뼈를 지나는 신경이 있는 5, 6번 경추가 눌리면 목 뒷덜미가 아프고 7번이나 8번 경추가 눌리면 등 쪽이 아프다. 이밖에 팔이나 손의 저림, 가슴의 통증, 어깨 결림 등도 발생한다. 사람들은 의사로부터 치료해야 될 정도의 목 디스크라는 말을 들으면 무조건 수술부터 연상하기 일쑤이다. 하지만 목 디스크라고 다 수술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얼마 되지 않는다. 목 디스크는 대부분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목 디스크 치료법은 많이 변했다. 과거에는 증상에 따라 물리치료와 약물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를 먼저 하고 효과가 없을 경우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경추(목뼈) 신경성형술과 같은 비(非)수술요법이 활발하게 보급되면서 신경마비 증상이 나타날 때만 제한적으로 수술을 고려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말하자면 일단 비수술요법을 시행해보고, 그래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수술을 고려하는 식이란 얘기다.
목 디스크 비(非)수술요법의 대표선수 격인 경추신경성형술은 직경 1㎜의 가는 관(카테터)를 실시간 방사선 영상 유도 장비 씨암(C-arm)을 이용해 환부를 살피면서 신경 유착 부위를 분리해주고 염증 제거용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이다.
불과 5∼10분 정도면 시술이 끝나고 2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또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국소마취만으로 시술하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 성인병을 앓거나 나이가 많아 수술이 힘든 고령자에게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목 디스크는 신경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섣부른 자가진단 및 임의 치료는 절대 금물이다. 목과 어깨, 목 뒷덜미, 등이 아프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경한 제일정형외과병원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