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선교 대안은 ‘교육’이다… 파우아 2014 한국대회-전문가 좌담
입력 2013-12-21 02:28
한국 선교사들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 설립한 기독교대학 협의체인 ‘파우아(PAUA)’는 내년 1월 6∼25일 전국 6개 도시의 기독대학에서 집회를 개최한다. ‘21세기 언더우드와 아펜젤러를 찾습니다’를 주제로 열리는 ‘파우아 2014 한국대회’는 해외 기독대학의 선교 사명과 사역 결과를 소개한다. 지난 16일 파우아 준비위원인 강성택 사무총장, 문성주 국제동원본부장, 장갑덕 카이스트교회 지도 목사, 장영백 건국대 교수가 국민일보에서 좌담회를 갖고 교육 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파우아가 무엇인가.
△강성택 사무총장=범아시아·아프리카대학협의회로 ‘Pan Asia & Africa Universities Association’의 약자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선교를 목적으로 한국 기독교인들에 의해 설립, 운영되는 대학들의 협의체다. 2008년 캄보디아에서 개최된 제1차 대회를 통해 발족됐다. 현재 몽골,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우간다,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말라위, 스와질랜드 등 16개 기독교대학이 속해 있다.
-이번 한국대회의 개최 목적은.
△장영백 교수=최근 전문인 선교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 기독대학에서 일하는 것 역시 선교 활동이란 걸 알리기 위해서다. 각 기독대학은 교수와 행정 직원 등 일꾼이 필요하다. 또 그동안 파우아 소속 대학을 통해 복음이 전해지고 현지 리더를 배출해 왔다. 이를 한국교회 앞에 소개하고 더 많은 관심과 기도 후원을 받고자 한다.
△장갑덕 목사=미국의 저명한 선교학자였던 랄프 윈터 박사는 생전에 ‘서구 교회가 범한 실수 12가지’를 발표한 적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서구 선교사들은 초기엔 대학을 세웠으나 후반기에는 신학교(성경학교)만 세워 현지 사회의 전 영역에서 복음이 축소됐다는 것을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50년간 미국 교회는 선교지에 일반 대학을 세운 일이 없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20년 전부터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에 대학을 세우고 현지 지도자를 양성해 왔다. 한국 역시 128년 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같은 선교사들이 학교를 세우면서 발전했다. 기독 대학의 설립과 운영은 곧 한국의 이야기다.
-현지 기독교 대학에 필요한 자원은 무엇인가.
△문성주 국제동원본부장=우선 교수가 전공별로 필요한 실정이다. 행정 요원은 교무, 홍보, 상담, 전산, 초·중·고 교사 분야에서 시급하다. 교수들은 석사 학위 소지자 이상이면 임용될 수 있으며 한국어과는 대학 졸업자도 강의할 수 있다. 행정 요원은 학사 이상이면 충분하다. 대학 사역의 장점 중 하나는 교직원 모두 비자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수는 기본적으로 영어로 의사소통과 수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선교사 등 기독교인들은 20년간 세계 곳곳에 16개의 대학을 세웠다. 이렇게 많은 대학을 설립한 이유는.
△강 사무총장=한국은 폐허 속에서 강국이 됐다. 후진국이었던 나라가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을 발전 모델로 삼았다. 특히 한국의 성공 요인이 교육이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대학 설립이 환영받고 있다. 한국인은 또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 지역 주민들과 정서적으로 교감을 이루고 있다. 한국의 정(情) 문화가 그들에게도 좋게 느껴지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는 한류 바람도 대학 설립 증가에 한몫을 하고 있다.
-선교지에 대학을 세우는 게 왜 중요한가.
△강 사무총장=대학은 사람을 키우기 때문이다. 복음으로 변화된 현지 지도자 한 명을 배출하는 것은 곧 그 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된다. 선교에 다양한 측면이 존재하지만 대학 설립이라는 교육 선교는 향후 국가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선교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가난한 사람에게 빵을 주는 것보다 가난한 구조를 변혁시킬 수 있는 길이다. 이미 회원 대학 중엔 졸업생이 도지사가 된 곳도 있다. 대학을 통해 총체적 선교를 수행할 수 있다.
△장 교수=최근 한류가 선교지에서 인기를 누리면서 한국인이 세운 대학도 한류 바람을 타고 있다. 다양한 한국 드라마와 K팝, 음식, 한국의 정신문화 등이 대학을 통해 전해질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복음을 소개하는 통로가 된다. 대학은 그런 의미에서 일종의 한류 플랫폼이다. 이는 선교지 대학에 한류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다. 앞으로의 선교는 퍼주는 선교가 아니라 지식과 문화, 교육을 통한 선교가 될 것이다.
-이번 한국대회를 소개해 달라.
△문 본부장=내년 1월 6∼7일 부산 고신대를 시작으로 10∼11일(계명대), 13∼14일(전주대), 17∼18일(배재대), 20∼21일(호남신대), 24∼25일(연세대)까지 각 지역 기독교 대학에서 개최된다. 이틀간 지역 교회 성도들을 초청해 보고하고 연합선교집회와 교육선교 포럼 등을 진행한다. 특히 박람회와 연합선교집회는 교육 선교에 관심이 있는 성도들을 위한 ‘맞춤 설명회’가 될 것이다. 자신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분야와 구체적인 대학 매칭 상담도 이뤄진다(070-7530-4967·paua.kr).
정리=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