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원 칼럼] 성탄절에 다시 생각한다
입력 2013-12-21 01:44
성탄절이 상업화되어가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교회에서 성탄을 이야기하기도 전에 호텔과 백화점, 그리고 스키장에서 성탄절 장식을 먼저 하고 캐럴을 울리며 성탄절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예수는 없고 산타클로스가 주인공이 되어 활개치는 성탄절이다. 성탄 카드는 이제 ‘Merry X-mas’가 아닌 ‘Happy Holiday’로 바뀌고 있다. 이럴수록 교회는 성탄의 참 의미를 세상 속에 계속 전해야 한다.
구주가 나셨으니
성탄은 뜻 그대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이다. 하나님께서 하늘 영광 보좌를 버리시고 낮고 천한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이 땅에 오신 성육신의 사건이다. 한 위대한 인간, 성인군자의 출생이 아니다. 종교적 천재가 태어난 것도 아니다. 영원하신 하나님께서 인간이 되어 세상에 오셨다.
왜 오셨는가? 죄로 영원히 죽을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즉 구주로 오신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의 탄생 때 천사들이 목자들에게 전한 소식이 이것이다.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참 구주가 되시기 위해 마리아 곧 동정녀의 몸에서 탄생하셨다.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예언된 것이 성취된 것이다. 그래서 성탄은 하나님의 구속사건이다. 예수라는 이름의 뜻도 구원이다. 인간은 구원이 필요했고, 구원자가 필요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셔서 구원하시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신 것이다.
평화의 왕이시다
예수님 탄생 시 천사들의 노래는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였다. 즉 예수 그리스도는 평화의 왕으로 이 땅에 오셨다. 그런데 지금은 평화 없는 세상이다. 개개인의 삶에도 평화가 없이 염려와 불안이 가득하다.
가정을 보자. 가정이 깨어진다. 이혼율이 높아간다. 부부의 갈등, 부모와 자녀, 세대간 갈등의 골은 점점 더 깊어져간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참된 평안을 찾아보기 힘들다. 국제사회도 전쟁과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평화 없는 세상이다. 이 모든 것의 근본 원인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어짐에 있다. 에덴동산에서 죄로 인해 평화가 깨어졌다. 그 이후 분쟁과 갈등은 더 심해졌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깨어진 평화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시기 위함이다.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그 믿음으로 인간의 죄가 사해지고 깨어진 평화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여셨다. 성탄은 갈보리 십자가로 이어질 때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성탄에는 요란한 상술, 선물, 산타클로스를 생각할 것이 아니다. 아기 예수로 오신 분이 결국은 갈보리 십자가로 가심을 기억해야 한다. 십자가를 통한 진정한 평화가 우리 마음속에 성취되고 그래서 가정에 평화가, 이 사회 곳곳에 참된 평화가 있는 성탄이 되기를 소망한다. 나아가서 우리는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낮은 곳으로 찾아가는 성탄
예수님의 탄생은 비천한 말구유였다. 하나님의 자리에서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낮아지셨고 탄생하신 곳도 말구유였다. 당시 출산이 임박한 마리아를 받아주는 여관은 한 곳도 없었다. 결국 아기 예수는 말구유에서 탄생하게 되었다. 이 사건이 갖는 여러 가지 의미 중 하나는 성탄이 낮은 곳에 임하신 예수님, 낮은 곳으로 찾아가야 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물론 이미 이 계절이 되면 구세군 자선냄비를 비롯한 수많은 기독교 단체와 교회들이 어려운 이웃들을 향해 사랑의 손길을 편다. 한국교회만큼 이웃을 향한 사랑의 손길을 내민 곳은 없을 것이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경우 출범 초부터 U.R.D운동을 펼쳐 왔다. 즉 Unity, Renewal, DiaKonia 사역이다. 즉, 한국교회의 일치와 연합 그리고 목회자와 교회갱신운동과 섬김의 사역이다. DiaKonia의 경우 특별히 성탄절에 매년 어려운 이웃과 함께 성탄을 보내 왔다. 어떤 때는 노숙인과 함께하는 성탄,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성탄, 새터민들과 함께하는 성탄절을 보내 왔다.
금년에는 희귀 난치병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성탄 행사를 가진다.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과 이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아픔을 함께하며 성탄의 축복을 전할 것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낮은 곳이 많다. 우리의 기쁨과 쾌락 추구가 아닌 이웃과 함께하는, 특별히 낮은 곳에 있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이 될 때 진정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신 의미를 실천하는 뜻있는 성탄절이 될 것이다.
김경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서현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