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풀린 美 핵미사일 관리 공군 소장

입력 2013-12-21 01:33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리를 책임진 미 공군 소장이 러시아 출장 중 만취 추태를 부리고 정체불명의 여성들과 어울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공군의 조사보고서를 인용,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공군 감찰관실은 보고서에서 지난 7월 나흘간의 모스크바 출장 중 공군 20군 사령관인 마이클 캐리 소장이 부린 행태는 “용인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캐리 소장은 러시아행 항공기의 중간 기착지였던 스위스 취리히에서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러시아 도착 후에도 음주가 이어져 공식 행사에서 여러 차례 실수와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그의 행동은 러시아 측 관리들과의 핵 안보협의를 위해 동행한 보좌관과 동료들을 경악하게 했다. 출장자들은 당시 그가 지휘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조치했다고 WP는 전했다.

캐리 소장은 지난 10월 직위 해제됐다. 그러나 공군 지도부는 그가 “개인적 비행(非行) 때문에 조사 중”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함구해 왔다.

특히 캐리 소장은 동료 한명과 함께 호텔 옥상 바에서 이틀 연속 국적이 불분명한 여성 2명과 만나고 춤췄다. 그는 조사관의 추궁에 “이들 여성이 핵무기 비밀을 갖고 있는 미국 고위 군인들에게 과도하게 친절한 점이 마음에 걸리긴 했다”고 털어놓았다. 캐리 소장이 조사관에게 자신의 행위를 변명했으나 다른 출장자들은 그의 행동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술회했다고 WP는 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