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년 지났는데 아직도… 진공-별공 여전히 ‘물과 기름’
입력 2013-12-21 01:38
18대 대선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아직도 ‘진공’(고시 출신 진짜 공무원)과 ‘별공’(비관료 출신 별정직 공무원) 간 크고 작은 갈등기류가 있다고 한다. 이들은 각각 늘 공무원이라는 뜻으로 ‘늘공’, 어쩌다 공무원이라는 의미로 ‘어공’이라고도 불린다.
지난 대선 캠프에서 청와대로 합류했던 한 별공 인사는 20일 “일부 진공은 여전히 함께 업무를 하는 사이에 ‘일을 이런 식으로 해서야 되겠어’라며 들으라는 듯이 불평을 늘어놓기도 한다”고 밝혔다. 간혹 정권의 의사결정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 인사는 “그럴 때마다 선거 때 잠도 못 자고 뛰었던 시간을 생각하며 꾹 참는다”며 “불만이 다소 있어도 드러내지 않고 수정·보완하는 게 우리 임무 아니겠느냐”고 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파문 때 우리 같은 별공들은 정권 걱정에 살까지 빠졌는데 어떤 진공들은 사태 자체를 신기하게 바라보더라”며 “그 이후로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이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대부분 진공들은 정권 첫해에 동고동락하면서 이제는 ‘운명공동체’라는 생각으로 큰 마찰 없이 함께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정부 출범 초반부터 청와대 주변에서는 진공이 별공을 “역량이 떨어진다”며 은근히 무시하고, ‘대선 공신’이기도 한 별공은 “대선 승리에 기여하지도 않았으면서…”라며 진공을 마뜩잖아 한다는 얘기들이 나돌았다. 지난 4월에는 친박근혜계 핵심 인사로 청와대에 입성했던 장경상 행정관이 사표를 내 논란이 된 적도 있었다. 별공이 상대적으로 중용되지 못하면서 스스로 그만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