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경매 ‘후끈’] 크리스티·소더비, 직접 스타 경매사 육성

입력 2013-12-21 01:42


해외 경매회사는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크리스티와 소더비가 양대 산맥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경매사를 길러내는 특별한 교육 시스템은 없다. 경매회사 자체적으로 경매사 육성 커리큘럼을 두고 스타로 만들어낸다. 두 회사의 경매사는 10여명으로 중년 남성이 메이저 경매에 나선다는 점이 한국과 다르다.

크리스티의 스타 경매사는 50대 중반의 남성 유시 필카넨이다. 핀란드 출신인 필카넨은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후 런던 크리스티 인스티튜트에서 미술사를 전공했다. 1986년 런던 크리스티에 입사한 뒤 97년부터 경매사로 활동했다. 작품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을 응찰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그의 장점이다. 그는 15년간 경매를 진행하면서 최고가를 숱하게 갈아 치웠다.

지난달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영국 표현주의 화가인 프랜시스 베이컨의 69년 작품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 가지 연구’가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1억4240만 달러(1528억원)에 낙찰된 기록도 그의 경매봉에서 나왔다. 이는 지난해 소더비 경매에서 노르웨이 출신 화가 뭉크의 ‘절규’가 1억1990만 달러(1287억원)에 낙찰됐던 기록을 뛰어넘은 것이다.

소더비의 스타 경매사는 50대 초반의 남성 토비어스 마이어다. 독일 출신으로 20년간 소더비를 이끌어온 그는 미술품에 대한 높은 안목, 넓은 인맥을 갖춰 당대 최고의 경매사로 꼽힌다. 현재 2위로 밀려나기는 했으나 뭉크의 ‘절규’와 앤디 워홀의 작품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한 ‘실버 카 크래시’(1억500만 달러)도 그의 손에 의해 낙찰됐다.

그는 전 세계를 돌며 독보적인 감각으로 현대 미술품을 수집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가 관리해 온 큰손으로는 언론 재벌 뉴하우스, 디자이너 톰 포드, 할리우드 거물 데이비드 게펜 등이 있다. 그는 올해를 끝으로 경매봉을 내려놓고 소더비를 떠날 예정이다. 소더비에 변화를 요구하는 주주들과의 의견 차이로 퇴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