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회복 나선 ‘부산신발’] 한국신발산업협회 권동칠 회장 “국내 신발 품질 외국보다 우위…”
입력 2013-12-21 01:43
“한국 신발이 세계 신발시장을 제패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한국신발산업협회 권동칠(58·트렉스타 대표·사진) 회장은 20일 부산 송정동 트렉스타 본사 집무실에서 부산신발산업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권 회장이 이렇게 자신하는 건 세계 신발시장의 판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을 거쳐 한국에 상륙했던 나이키 아디다스 등 세계적 스포츠화 브랜드의 OEM 생산이 1980년대 대만으로 이동하면서 부산이 중심인 국내 신발산업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품질과 관리 면에서 월등한 우위를 보인 국내 신발업계에 대한 대형 바이어들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한국기업에 생산을 의뢰하는 바이어들이 늘기 시작했다.
특히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 국가의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무재봉 공법을 적용한 한국의 신발소재·부품은 국내 신발업계의 가장 큰 성장 기반이 됐다.
관세와 운송비 등의 여파로 중국에 진출했던 일부 국내 신발업체들이 ‘유턴’하면서 부산신발산업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트렉스타는 현재 세계 6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 아웃도어 신발부문 세계 15위인 트렉스타는 5년 내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1위는 미국의 머렐(매출액 1조원), 2위는 아디다스가 차지하고 있다. 트렉스타가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제품이 내년부터 세계 시장에 나온다. 손을 쓰지 않고 신발을 신고 벗는 ‘핸즈프리 신발’과 진흙·오물·페인트가 묻지 않는 ‘안티 더티 신발’ ‘치매예방 신발’ 등이 그것이다.
권 회장의 집무실에는 ‘세상을 바꾸는 것은 새로운 기술이지 마케팅이 아니다’라는 글이 걸려 있다. 세계가 인정하는 디자인과 품질의 신발을 만들면 판매는 저절로 된다는 게 권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최근 정부가 대구의 섬유와 부산의 신발을 접목한 정책을 적극 지원하는 것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신발업계의 성공 여부는 첨단 섬유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대구의 고품질 섬유와 부산의 우수한 신발 기술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세계를 제패할 날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