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요직-고검장 승진자 지역 배분… 서울중앙지검장 3회 연속 TK

입력 2013-12-20 03:28

법무부가 19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하면서 ‘김진태 호(號) 검찰’이 처음 진용을 갖추게 됐다. 이번 인사는 어수선한 검찰 내부를 안정시키고 김진태 총장의 조직 장악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는 평가다.

우선 검찰 내 ‘빅4’ 요직이 특정 지역 출신에 편중되지 않도록 했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수장에는 대구 출신의 김수남 수원지검장을, 전국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대검 반부패부장에는 경남의 강찬우 법무부 법무실장을 각각 앉혔다. 신임 오세인 대검 공안부장은 강원도 양양 출신이고, 법무부 검찰국장에 유임된 김주현 현 국장은 서울에서 태어났다. 다만 서울중앙지검장의 경우 최교일(경북 영주)·조영곤(경북 영천) 전 지검장에 이어 김 지검장까지 3회 연속 TK(대구·경북) 출신이 맡게 됐다.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김 지검장은 수원지검장 재직 시절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이끄는 지하조직 ‘RO’의 내란음모 사건을 지휘했다. 검사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직접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 지검장은 지난 10일 취임한 강신명 서울지방경찰청장과 대구 청구고 동문이기도 하다. 김 지검장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들을 위한 최적의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3명의 고검장 승진자 역시 지역 배분 구색을 갖췄다. 김 지검장 외에 나머지 승진자 중 김희관 신임 대전고검장은 전북 익산, 조성욱 광주고검장은 부산 출신이다.

김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참모진들은 모두 교체됐다. 검찰총장의 연이은 중도 낙마와 국가정보원 수사를 둘러싼 지도부 내분 사태로 위기를 맞았던 검찰 조직을 쇄신하고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지난 4일 초대 반패부장을 맡았던 오세인 검사장은 15일 만에 공안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 검사장은 원래 공안·기획 분야 전문가다.

검사장에는 모두 7명(19기 1명, 20기 6명)이 발탁됐다. 19기인 조희진 서울고검 차장검사는 지난 2년간 인사 때마다 승진 대상으로 거론돼 왔고, 나머지 6명은 20기 중 선두권을 유지해 온 검사들이다.

당초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최재경 대구지검장이 고검장 승진에서 탈락한 것은 의외라는 평이다. 현역 최고의 특수검사로 꼽히지만, 지난해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낙마하는 계기가 됐던 ‘검란(檢亂)’ 사태의 주역이란 점이 멍에가 된 것으로 보인다. 최 지검장은 인천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