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새 CEO 찾기’ 시작부터 시끌

입력 2013-12-20 02:31

정준양 회장이 사의를 밝힌 포스코가 20일 이사회를 열고 새로운 대표이사 회장 선임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최고경영자(CEO) 선발을 위한 공식 기구가 아직 가동되지 않았지만 벌써 각종 내정설이 난무하고 있다.

포스코 이사회 결과 중 최대 관심은 CEO 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 여부다. 포스코 정관에는 “대표이사 회장은 이사회 결의에 의해 사내이사 중에서 선임하며, CEO 후보추천위의 자격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후보추천위는 사외이사 6명으로만 구성된다. 현재 사외이사는 이사회 의장인 이영선 전 한림대 총장, 한준호 삼천리 회장, 이창희 서울대 교수,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 부회장, 신재철 전 LG CNS 대표, 이명우 한양대 특임교수다.

당초 이들 6명이 20일 이사회를 기점으로 CEO 후보추천위를 본격 가동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전 단계인 ‘승계 카운슬(council)’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보추천위 구성이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승계 카운슬은 후보추천위 가동 전 적임자를 발굴하기 위한 조직으로 이 의장과 한 회장, 이창희 교수 등 사외이사 3명과 사내 등기이사인 김응규 부사장이 멤버다.

반면 연말까지 후보군을 추려야 내년 초 검증을 거쳐 2월 말까지 후보를 정할 수 있기 때문에 후보추천위 가동 시점을 미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포스코 신임 CEO는 내년 3월 14일 주주총회에서 임명된다. 이사회는 2주 전에 후보 1명을 공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CEO 내정설이 주인공을 바꿔가며 잇따르고 있다. 최근 일부 언론은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내정설을 보도했다. 한 지역언론은 포스코 내부 인사를 CEO 후보로 예측했다. 당사자와 포스코 이사회는 모두 부인하고 있다. 포스코 측은 “현재 후보를 찾고 있는 단계인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얘기가 잇따라 나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외부인사 선임 여부를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보고 있다. 포스코 회장 가운데 외부인사는 1994년 임명된 김만제 전 회장이 유일하다. 업계에서는 ‘청와대 주변의 70대 노장 그룹이 자리를 요구한다’는 말이 퍼지면서 외부영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있다. 최 전 대표의 내정설도 이를 배경으로 한 것이다.

이에 반해 현재 사외이사 6명 대부분이 정 회장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고려할 때 후보 추천의 열쇠를 쥔 이들이 내부에서 후보를 고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