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받던 나라 한국, 달라진 위상… 원조공여국 동료평가 첫 참여
입력 2013-12-20 01:37
3년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조공여국 지위를 얻은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다른 원조공여국의 성과평가에 참여했다. OECD가 출범한 1961년 이후 원조수혜국에서 원조공여국으로 지위가 바뀐 첫 사례인 한국이 이제 다른 선진국 원조상황을 대등한 입장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선 것이다.
수출입은행은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소속 24개 회원국의 대외원조 정책과 실행을 점검한 후 제도 개선을 권고하는 제도인 ‘OECD 동료평가(Peer Review)’에 우리나라가 최초로 참여했다고 19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2010년 DAC에 가입해 지난해 첫 동료평가를 받았으며, 올해 스위스 평가에 뉴질랜드와 함께 평가자로 참여했다. OECD DAC에 가입한 24개 회원국은 4∼5년 주기로 평가 대상국이 되며 개발협력 정책과 집행 결과 등을 다른 회원국들이 동료평가 방식으로 평가해 보고서를 채택하게 된다.
이번 동료평가에는 OECD 최성수 참사관과 수출입은행 서정화 경협기획실 부부장이 참여했다. 국책기관에서 대외원조에 대한 실무적 경험이 많은 이들은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등의 추천을 받아 선발됐다. OECD DAC 평가단은 지난 6월 스위스 베른을 방문, 개발협력 정책·집행 분야를 평가했다. 이어 스위스 개발협력 대상국인 키르기스스탄, 부르키나파소를 찾아 스위스의 공적개발원조(ODA) 현지집행 현황도 평가했다. 스위스 원조정책의 포괄적 기여와 재원배분 상황, 조직, 시민사회 파트너십 등을 평가하는 최종보고서는 내년 2월 발표된다.
평가에 참여했던 수출입은행 서 부부장은 “동료평가 참여로 다른 나라 정책 제안만 받는 게 아니라 대등한 입장에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완전한 원조공여국으로 위치가 바뀌었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DAC 회원국으로서 우리나라 원조체제 효과나 시스템이 다른 나라 수준으로 가야 한다는 책임감도 더 커졌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