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양적완화 축소] 美 경기회복·금융위기 졸업 신호탄… 선진국으로 수출 ‘청신호’
입력 2013-12-20 01:34
미국의 ‘출구전략 돌입’은 우리 실물경제에 긍정적이다. 출구전략은 경기회복과 금융위기 졸업을 전제로 한다. 미국 경기가 강한 회복 흐름을 탈 가능성이 한층 높은 것이다.
미국 경제의 침체 탈출은 우리 수출에 ‘봄바람’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포인트 오르면 우리의 대미(對美) 수출은 2.97% 포인트, 우리 전체 수출은 1.40% 포인트 늘어나는 효과를 얻는다고 19일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의 경기회복은 직접적으로 우리 대미 수출을 증가시키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으로 수출이 늘어나는 연쇄효과를 불러온다”고 분석했다.
특히 선진국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철강, 기계, 전자·IT, 화학업종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총수출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자동차는 46.5%, 철강 36.1%, 기계 34.8%, IT 26.8%, 화학은 15.8%에 이른다. 자동차, 기계, 철강산업의 경우 미국 수출 비중도 크다.
여기에다 중국,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등 신흥국의 미국 수출이 증가하면 이들 국가에 중간재를 파는 우리에게 호재다. 중국이나 아세안으로 중간재 수출이 늘면서 국가 총수출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다만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세), 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른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일본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는 우리 수출이 반등하는 데 걸림돌이다.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 국제금융시장을 뒤흔들 경우 자금경색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조치가 인도, 브라질, 터키 등 신흥국 경기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도미노처럼 우리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출구전략 속도가 빠르거나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지면 미국 경기회복의 불길이 세계경기 회복으로 옮겨 붙지 않고, 되레 신흥국 경기 위축을 부추기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 실물경제는 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커진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신흥국이 흔들리면 우리 실물경제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