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제네시스 출고 전 미리 타보니… 주행감 일품 부드럽고 강하다
입력 2013-12-19 01:34
현대자동차의 신형 제네시스는 지난달 26일 발표됐지만 아직 거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제1호차는 이번 주 중 고객에게 전달된다. 현대차가 17∼18일 전남 영암 국제자동차경기장(F1 서킷) 일대에서 개최한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먼저 제네시스를 타봤다.
주행코스 가운데 하나는 F1 경기장 내 약 3㎞ 구간이었다. 세계적인 자동차 경기가 열리는 장소답게 거의 대부분 구간이 가래떡을 구부려놓은 듯한 커브길이었다. 시속 100㎞에 가깝게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도 제네시스는 부드럽게 커브 구간을 돌았다. 더 인상적인 건 커브 뒤 직선 구간으로 돌아오는 차의 자세였다. 거의 U자를 그리면서 회전을 했는데도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안정적으로 정자세를 회복했다.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충격도 새삼스러울 만큼 작았다. 현대차가 세단에 처음으로 채택한 4륜 구동 시스템이 힘을 발휘한 것 같았다. 대폭 강화했다는 횡강성(橫剛性)의 역할인 듯도 싶었다. ‘최고의 균형 능력’을 마케팅 전략으로 삼겠다는 회사의 설명이 실감이 났다.
실제 도로주행에서는 부드러운 가속감이 일품이었다. 광주공항에서 영암 F1 경기장까지 무안∼광주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주행했다. 일부 구간에서 시속 150㎞ 이상의 속도를 냈는데도 별다른 진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부드러운 주행 능력은 고속구간보다 일반 도심주행에서 더 매력적이다. 소음차단 기능과 더불어 실내를 차분하게 만들어줬다. 저속에서는 전기차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차가 정숙했다. 다만 차의 묵직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차체가 낮게 깔린다는 느낌보다는 부드럽게 잘 나간다는 인상이 더 강했다. 고속도로가 대부분이었던 구간에서 연비는 7.5㎞/ℓ를 기록했다. 시승한 ‘G380 프레스티지’ 모델의 공인 복합연비는 8.5㎞/ℓ다.
이른바 ‘쇼퍼 드리븐 카’(운전기사를 두는 차)로서의 기능도 제대로 갖췄다. 뒷좌석에 앉은 다른 기자는 “내비게이션 화면이 뒷좌석에도 장착돼 진행 과정이 한눈에 파악됐고, 시트가 항공기 1등석처럼 쭉 펴져 편안했다”고 말했다.
국내 차에서 보기 어려운 몇 가지 편의사양이 눈길을 끌었다. 차 문이 덜 닫혔을 때 자동으로 문을 닫아주는 ‘고스트도어 클로징’은 몇 차례 테스트를 해봤는데 예외 없이 작동했다. 자동차 열쇠를 갖고 다가가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스마트 트렁크’ 기능도 편리했다. 자동차 주변을 하늘에서 촬영한 듯 보여주는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 덕택에 주차를 한번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지난 16일 기준으로 제네시스의 사전계약이 1만1300대를 넘었다고 밝혔다. 류창승 국내판매전략팀장은 “최근 독일 3개사의 경쟁모델 판매가 약 17% 감소됐다”면서 “제네시스의 출시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암=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