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수석, 대선 1년 심경 토로…“不通이라고 비난하지만 저항 헤치고 나아가야”
입력 2013-12-19 03:28
청와대는 18대 대선 이후 가장 억울했던 기억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불통(不通)이라고 비판하는 여론을 꼽았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난 대선 1주년을 하루 앞둔 18일 기자들과 만나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수석은 먼저 “박 대통령은 국정을 운영함에 있어서 국민을 북극성으로 본다고 했다”며 “박 대통령이 부족한 점이 없지는 않겠지만 마치 모든 것이 불통인 것처럼 지적하는 건 억울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저항세력’ 입장에서는 대통령이 불통이라고 하는데 암초가 있다고 물건을 실은 배가 목표지점을 두고 항해를 하지 말아야 하느냐”며 “바르게 원칙대로 가려고 하고 국민 전체에 이득이 돌아가게 하려고 하는데 그걸 방해하고 손가락질하면서 불통이라고 하면, 그건 자랑스러운 불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다. 헤치고 나아가야 할 길”이라며 “다수가 박수를 치지만 그것으로 인해 불편을 느낀다고 불통이라고 한다면 그건 돌파해야 한다. 그런 욕은 들어도 된다”고 말했다.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을 두고 야당이 맹공을 퍼부었던 정국 상황에 대해선 “충분히 야당 입장에서 문제제기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 ‘대통령이 사과하라, 하야하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을 경질하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수석은 “대통령이 하야하지 않아서 불통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이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여론에 대해선 “섣부르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수석은 “비판은 달게 받겠지만 나중에 성과가 나오면 뭐라고 할 건가. 함부로 비판했던 사람들은 후회할 날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이 가장 잘한 분야는 외교·안보라고 자평했다. 그는 “외교 부분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과를 냈다”며 “국가 원수로서 취임 이후 짧은 기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을 만나 이보다 소통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소통했다”고 평가했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도 그동안 쌓아온 외교적 노력과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주변국과 큰 마찰 없이 확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 “경제에 큰 영향을 안 미치면서도 안보 위기를 잘 해결해 왔지 않느냐”며 “북한과도 대화를 시도하지 않느냐. 그게 소통”이라고 덧붙였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