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집권 3년차… 경공업·건설사업 매진 경제특구 설치에 주력 전망
입력 2013-12-19 02:30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집권 3년차를 맞은 북한은 장성택 처형 여파와 관계없이 경제 발전에 계속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1인 지배체제 강화에 주력하면서 대내적으로는 민심을 추스르기 위해 경제 발전에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라는 의미다. 경제개혁의 상징적 인물인 박봉주 내각총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 중앙추모대회 주석단 배치에서 약진한 것도 김 제1비서의 경제 발전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발전의 핵심은 경공업과 건설 분야 2개 부문으로 요약된다. 북한은 지난 3월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경공업 발전을 거듭 강조했다. 당시 10년 만에 열린 경공업대회에선 김 제1비서가 직접 연설을 통해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소비재를 대량으로 생산하자”고 밝혔다. 이는 김 제1비서가 집권 직후부터 계속 강조해온 이른바 ‘사회주의식 부귀영화’와 관련이 있다. 김 제1비서는 지난해 4월 태양절 100주년 열병식에서 “인민들이 허리띠 조이지 않게 사회주의식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경제건설 성과는 인민생활에서 나타나야 한다”며 경공업 우선시 정책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이 앞으로 경제개발특구 설치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미 11월 지역별로 특화된 경제개발구 13곳을 설치했다. 북한 경제특구가 기존 개성공단, 금강산국제관광특구, 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 외에 무더기로 늘어난 것이다.
건설 부문 역시 전통적으로 최고지도자 집권 초기에 북한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강조하는 분야다. 북한 매체들은 최근 김정은 시대를 ‘주체건축의 새로운 전성기’라며 건설 부문 업적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김 제1비서가 장성택 처형 이후 첫 공개활동으로 인민군 설계연구소를 시찰하고, 다음날 마식령스키장 건설장을 찾는 등 건설 분야에 대한 애착을 나타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18일 “지지 기반을 넓히려면 경제 분야에서 실적을 보여줘야 한다”며 “장성택 처형이 경제 개발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북·중 경제협력의 경우 일부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경제개방의 대표적 지역인 황금평·위화도와 나진·선봉경제특구 개발을 장성택이 직접 지휘해 왔기 때문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지난 4일 국회에서 “황금평의 경우 공개적으로 장성택이 책임지는 게 있으니 아무래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경제발전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경제에 근본적인 활력을 주려면 중공업 발전도 필수적인데, 북한이 천명한 ‘핵무력·경제건설 병진노선’은 국제사회의 금수조치 등 제재만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