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폭발물 소동 한국인 학생이 일으켰다

입력 2013-12-19 01:34

미국 하버드대 학부생인 한국계 김모(20)씨가 교내 허위 폭발물 신고 혐의로 기소됐다고 하버드대 학보와 AP통신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발물 소동을 일으킨 이유는 기말고사를 치르지 않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과학대학 2학년인 김씨는 지난 16일 오전 8시30분쯤 학교 경찰과 학보, 교직원 2명에게 익명으로 보낸 이메일에서 기숙사와 강의실이 포함된 4개 건물에 유산탄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고 경고했다. 학교에는 대피령이 내려졌고 시험은 대거 취소됐다. 시험 시작 30분 전이었다.

김씨의 이메일 한 통에 경찰은 물론 연방수사국(FBI) 요원과 응급구조대까지 동원돼 몇 시간 동안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학교 건물은 7시간 만에 다시 개방됐다. 하버드대 교정이 있는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는 지난 4월 마라톤 대회 테러가 일어난 보스턴 시내에서 차로 10여분 거리다.

FBI는 이메일을 추적해 김씨를 기숙사에서 붙잡았다. 김씨는 기말고사를 피하려고 벌인 일이라고 자백했다. 그는 임시 인터넷 주소가 할당되는 무료 무선 인터넷을 이메일 발송에 이용했다. 김씨는 18일 보스턴 연방법원에 출석한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징역 5년과 보호관찰 3년에 처해지고 벌금 25만 달러(약 2억6300만원)를 내야 한다.

하버드대 학보 ‘하버드 크림슨’은 김씨가 대한민국 서울 출신으로 워싱턴 머킬테어 소재 고등학교를 다닌 사실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김씨는 지난여름 한국에 들어와 한 일간지에서 영문 인턴기자로 일하기도 했다. 국내 한 인터넷 카페에는 그가 미국대학입학자격시험(SAT) 과외생을 모집하려고 올린 글이 남아 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