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의 우울한 2013년말] 증시 ‘냉골’… 거래대금 7년 만에 최저
입력 2013-12-19 02:37
증권사들이 눈물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증시를 떠나면서 증권사 수익이 대폭 줄어든 탓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7일까지 코스피 거래대금은 958조7000억원으로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18일 밝혔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2008년 1287조1000억원, 2009년 1466조2000억원, 2010년 1410조5000억원, 2011년 1702조원, 지난해 1196조2000억원으로 매년 1000조원을 넘겨왔다. 하지만 올해는 남은 8거래일 동안의 거래대금을 합쳐도 1000조원을 넘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거래가 줄면서 증권거래로 걷는 세금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거래세 세수 실적은 2조6806억원으로 2011년(4조2787억원)보다 14% 줄었다. 증권거래세 세수 실적은 2008년부터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지난해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올해에도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어서 실적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주식시장이 냉기가 돌면서 증권사에도 찬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주식거래로 생기는 수수료로 먹고사는 증권사들의 영업실적이 바닥을 기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251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4229억원(62.6%) 줄었다. 적자를 본 증권사도 26곳이나 됐다. 흑자회사는 전년보다 10곳 감소했다.
자연스레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명예퇴직, 임금삭감 등의 흉흉한 단어가 떠돌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영업 정직원 156명 중 60명 정도를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한화투자증권은 45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안을 추진 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적자회사가 너무 많아서 어떻게든 정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자연스레 나온다”며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대부분 증권사 직원들이 언제 내가 구조조정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푸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