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태풍 품은 KT… 순위싸움 회오리 예고

입력 2013-12-19 02:31

한국프로농구 역사에 놀랄만한 대형 빅딜이 성사됐다.

오리온스와 KT는 외국인 선수 한 명씩을 포함한 ‘4대 4 대형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18일 밝혔다. 트레이드의 핵심은 전태풍(33·1m80)이다. 국내 최고 가드로 꼽히는 전태풍은 이번 시즌 10.7점에 2.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12.3점, 6.1 어시스트에 비하면 부진한 편이다. 최근 포인트 가드에서 슈팅 가드로 포지션을 옮기는 등 변화를 겪다 결국 KT로 이적됐다.

오리온스는 전태풍과 함께 김승원(24·2m02), 김종범(23·1m92), 랜스 골번(24·2m)을 KT에 내줬다. KT는 주포 앤서니 리처드슨(30·2m), 김도수(32·1m95), 전창진(50) 감독의 애제자 장재석(22·2m03), 스피드의 달인 임종일(23·1m90)을 오리온스로 보냈다.

KT는 전태풍의 영입으로 취약 포지션인 가드 자리를 대폭 강화할 수 있게 됐고, 최근 오리온스에서 상승세를 보인 김승원 역시 골밑에서 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전태풍과 조성민이라는 강력한 ‘원투 펀치’를 갖게 되면서 중상위권 순위 다툼에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올 시즌 9위에 머물고 있는 오리온스는 평균 17.65점으로 득점 4위에 올라 있는 리처드슨을 데려와 외국인 선수 전력을 탄탄하게 만드는데 역점을 뒀다. 하지만 오리온스의 가장 큰 손실은 역시 전태풍이다. 포인트가드의 부재로 고생했던 오리온스는 2012∼13 시즌 전태풍을 영입했고, 전태풍은 오리온스를 6년 만에 플레이오프로 진출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추일승(50) 감독은 ‘오리온스가 손해라는 평가가 많다’는 지적에 “그렇게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성적으로 보여주면 될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두 팀은 올스타 휴식기를 이용해 새로 영입한 선수들과 손발을 맞춘 뒤 오리온스는 24일(인삼공사전), KT는 25일(LG전)에 각각 팬들에게 팀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꼴찌 인삼공사는 프로농구 정규리그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SK를 70대 67로 물리치고 2연승을 달렸다. SK 주희정은 역대 5번째로 8000득점에 성공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모비스(18승8패)는 전자랜드를 87대 73으로 누르고 SK(18승8패)와 공동 1위에 올랐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