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상속자들’로 대세남 떠오른 김우빈 “반항아요? 실제론 모범생”
입력 2013-12-19 01:33
배우 김우빈(24·사진)이 주목받게 된 건 1년이 채 안된다. 2011년 KBS 8부작 드라마 ‘화이트 크리스마스’에서 명문사립고 문제아 강미르 역을 맡아 연기를 시작했지만 대중의 눈에 처음 들어온 건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2012)에서 서이수(김하늘)를 좋아하는 고등학생 김동협이었다. 당시 출연자 이름 순서에 그는 10번째에 겨우 이름을 걸쳤다.
그러던 김우빈이 지난해 12월 방영된 KBS 드라마 ‘학교 2013’의 박흥수 역을 시작으로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주 막을 내린 SBS 드라마 ‘상속자들’에서도 호텔 제우스 상속자 최영도로 완벽 변신했다. 세상에 없는 나쁜 남자지만 짝사랑하는 은상(박신혜)에겐 위로와 사랑을 받고 싶은 반항아 최영도는 여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남자 주인공 김탄(이민호)보다 최영도와 은상의 사랑을 응원한 팬들도 많았다.
17일 서울 청담동에서 만난 김우빈은 “영도가 가진 짝사랑의 아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신 것 같다”며 “나쁜 아이 영도가 가진 약한 면들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할 뿐”이라고 겸손히 말했다.
배역을 소화하기 전 그는 언제나 그 인물이 돼 일대기와 백문백답을 작성한다고 했다. 이번에도 미리 주어진 시놉시스를 보면서 영도가 어릴 때부터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아 경직돼있을 거라 설정했다고.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이란 질문엔 ‘엄마’라고 적었어요. ‘영도스러운’ 것을 찾기 위해 머리 가르마 비율부터 의상, 말투도 신경 썼고요. 평소에 쓰지 않는 말들, 예를 들면 ‘왜 아프고 그래, 지켜주고 싶게’ 이런 대사들은 거부감이 덜하게 다양한 톤으로 연습했죠.”
대본에 등장하는 영도의 모든 행동에 이유를 찾아가다보니 걸음걸이, 통화습관, 제스처까지 ‘영도처럼’ 바뀌었다고 했다.
“처음 연기를 배울 때 선생님이 강조하셨던 ‘거짓말 하지 마라’는 말을 실천하고 있어요. 제 안에 있는 영도와 닮은 모습들, 그 작은 부분을 상상을 통해 끌어냈어요. 특히 작가님이 ‘신사의 품격’ 이후 저를 다시 불러주셔서 배신하고 싶지 않았어요.”
이러한 노력의 결과 때문인지 선배들의 칭찬도 이어졌다. 배우 임창정(40)은 “내게 자극을 주는 배우”로, 김수로(43)는 “아우라가 있다”는 말로, 전도연(40)은 “개성, 목소리, 자세까지 3박자를 모두 갖췄다”고 그를 평가했다. 비슷한 시기 개봉한 영화 ‘친구2’도 300만 관객을 향해 순항 중. 이번 작품을 통해 그는 확실히 ‘대세남’으로 등극했다.
반항아 역할을 연이어 해 왔지만 그는 실제로 착실한 모범생에 가까웠다. 인터뷰 내내 차분했고 연기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했다. 부모님께 반항하거나 방황할 일도 별로 없었다고.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집안의 지지를 받으며 모델을 꿈꿨고 모델학과 교수가 될 생각이었다. 모델 활동에 필요한 감정연기를 배우다 ‘연기’에 빠졌다니 그에게 연기자의 길은 운명인 듯 하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