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정한 (12) 한국 13배 ‘페루 복음화와 개발’ 새 소명을 받다
입력 2013-12-19 02:32
페루로 간 피터 한 선교사는 고정 후원자가 없어 현지 선교에 어려움이 많았다. 나도 재정이 어려운 상태라 선교비를 많이 보내주지 못하는 것이 참 안타까웠다.
1년이나 2년에 한 번씩 미국에 다니러 온 한 집사의 얼굴을 보면 햇빛에 그을려 거의 흑인이었다. 건장한 체구였는데 허리띠 구멍이 3개 정도 줄어 날씬하게 변해 있었다. 아마존에서 물린 모기 때문에 피부는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었다. 그래도 그의 표정은 행복해 보였고 감사가 넘쳤다.
“편한 미국 생활을 마다하고 페루로 떠나 엄청난 고생을 하면서도 즐거워할 수 있는 저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님이 현실을 이기는 능력을 주시고 평안을 허락하셨기 때문일 것이다.”
한 선교사 아내는 미국에 남아 네일숍에서 일해 번 돈을 남편에게 보냈다. 그로 인해 아마존 밀림지역 뽀르빌 마을에 첫 교회가 세워졌다. 배로 건축자재를 일일이 날라야 하는 번거로움 속에서도 교회가 창립된 것은 기적이었다.
나도 페루 선교 현장을 찾아가 볼 때마다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한 집사의 고생하는 모습과 원주민들의 비참한 삶에 눈물이 나왔다. 기도하는 가운데 페루의 정치인들, 지도자들과 교제하며 이 나라를 잘사는 나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깨달음이 왔다. 페루는 우리나라의 13배 면적을 가졌고 석유 천연가스 등 엄청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아 후진국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나는 단순히 선교만 하는 차원을 넘어 이 나라를 경제적으로 일어서게 만든다면 이는 더 큰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니 우리가 개척자가 되자고 한 선교사와 다짐했다. 하나님이 그런 마음을 주셨던 것이다. 미국이 러시아 땅이었던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를 주고 사 엄청난 지하자원을 얻는 것을 예로 들었다.
나는 시간 날 때마다 한 선교사를 앞세워 페루 현지 정치인들과 폭넓은 교분을 쌓았다. 꾸준히 기도하면서 페루 선교의 큰 꿈을 준비했다. 우리에게 아주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2010년 10월 페루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우리와 친밀히 교분을 쌓아 왔던 페루 친구들 대부분이 시장(市長)에 당선된 것이다. 한 집사의 사역지 로레또 주(州)에서는 주지사와 시장 4명이 당선되었다.
나는 회사 운영 및 무역 경험을 살려 후배 변호사를 통해 미국 법인 회사를 바로 설립했다. 회사명은 ‘3E Investment, inc’로 정했다. 3E는 교육(Education), 환경(Environment), 자원(Energy)의 약칭이다. 이 3개 이슈가 앞으로 인류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되리라 예측했기 때문이다.
나는 강의가 없는 추수감사절 연휴를 택해 페루 친구들의 주시사 및 시장 당선 축하를 하러 방문했다. 로레또 주만 해도 남한 면적의 4배가 넘었다.
나와 한 선교사는 이끼또스 시장과 시청 직원들의 환영을 받으며 6개 시와 차례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MOU 체결 후에는 호텔 콘퍼런스룸에서 약 70명의 내외신 기자들과 인터뷰도 했다.
나는 이 일을 통해 하나님이 일하시고자 한다면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을 단 한순간에 작품을 만들어내신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지사와 시장들이 모두 친구이다 보니 내가 각 시(市)에 가지 않고 한자리에 와서 행사를 하도록 도와주었던 것이다. 3E사는 지금 무한한 페루의 자원들을 세계 굴지 회사들과 연결하는 중개 역할을 도맡고 있다.
아울러 페루 지역 투자를 요즘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언젠가는 페루 로레또 주가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대한민국의 뒤를 잇는 제2의 도시가 되리라 나는 확신한다.
그리고 이것이 진행되는 모든 목적은 오직 하나다. 그것은 ‘페루 복음화’다. 하나님이 복음의 황무지 페루의 영혼들을 사랑하시기에 부족한 나를 보내셔서 이렇게 기초 작업을 맡기신 것이라 믿는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