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서 또 총격전…최소 66명 숨져
입력 2013-12-18 02:58
쿠데타 시도가 일어난 지 하루 만에 남수단에서 또 다시 정부군과 쿠데타 세력의 총격전이 벌어져 수십 명이 사망하고 주민 1만여명이 대피했다.
17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FP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남수단 수도 주바의 육군본부에서 정부군과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 간에 총격전이 벌어졌다. 총성은 오전 9시까지 이어졌고 중화기까지 동원됐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양측 교전으로 최소 66명이 숨지고 130여명이 다쳤다. 힐데 존슨 남수단 유엔 특사는 주바 인근의 유엔기지 2곳에 주민 1만여명을 보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현재 주바 거리가 텅 비었고 군용 차량만 통행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일부 주민은 집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채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남수단 주재 미국과 영국 대사관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자국 교민들에게 외출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번 교전은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이 전날 주바에서 쿠데타 시도를 진압했다고 발표한 다음 날 이뤄진 것이다. 키르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마차르 전 부통령의 지지 세력이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차르 전 부통령은 “남수단이 석유 부국인데도 사회기반으로 만들지 못한 것은 정부 무능 탓”이라며 “키르 대통령은 독재자”라고 비판하다가 지난 7월 부통령직에서 전격 해임됐다. 그는 여당인 수단인민해방운동(SPLM) 내 지지기반을 모아 반정부파를 이끌고 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