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왕건이 쌓게 했다는 기록만 있는 土城 발굴

입력 2013-12-18 01:34


충북 청주 우암산성에서 고려 태조 왕건이 성을 쌓게 했다는 기록만 남아있는 토성(土城·사진)이 발견됐다.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호서문화유산연구원(원장 이규근)은 청주시 의뢰로 지난 10월 우암산 일대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려시대 토성을 발굴하고 12세기 기와 등 유물을 수습했다고 17일 밝혔다. 토성은 산성 전체 7∼8㎞ 가운데 12개 지점에서 5∼10m씩 발굴됐다.

‘고려사(高麗史)’에는 왕건이 재위 2년(919) 8월에,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에는 13년(930) 8월 12일에 각각 청주로 행차해 나성(羅城)을 쌓았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1362년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청주에 임시수도를 두었을 때 “무지개가 동쪽에서 솟아 왕궁의 양쪽에 걸쳤는데 청주내성을 넘지 않았다”는 기록 외에는 이 성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었다. 현재 우암산은 등산로로 이용되면서 성벽이 훼손된 상태다.

조사단은 토성 위에 돌로 쌓은 여장(女墻·적의 공격을 막고 활 또는 총을 쏘기 위해 구멍을 뚫거나 사이를 띄어서 쌓은 작은 성벽)이 드러났다며 이런 형태는 유례가 드물다고 말했다. 또 백제시대와 통일신라시대 토기도 발견돼 성벽 축조시기가 삼국시대로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조사단은 덧붙였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