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사투 끝에 맛보는 만선의 기쁨… EBS ‘극한 직업’

입력 2013-12-18 01:34


극한 직업(EBS·18일 밤 10시45분)

거친 남녘 바다를 황금빛으로 수놓는 조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전남 목포 어민들에게 단연 효자 어종으로 떠오른 조기는 10월부터 제주도와 가거도, 흑산도, 추자도 근해까지 몰려들어 봄까지 머문다. 바다에서 참조기를 잡기 위한 어부들의 여정은 끝이 없다. 40t에 달하는 배를 타고 14㎞에 달하는 거대한 그물을 새벽에 내리기 시작해 밤낮없이 조업에 매진한다. 5시간 동안의 투망, 양망 작업은 선원들의 안전까지 위협한다. 이들을 웃게 만드는 것은 끊임없이 올라오는 조기 행렬이다.

하늘을 뒤덮은 먹구름이 짙어지고 바람이 거세지면 선원들은 잔뜩 긴장한다. 3m까지 치솟은 성난 파도는 경력 30년차 선장 얼굴도 굳게 만든다. 불법조업을 일삼는 중국 어선들도 골칫거리다. 허가도 없이 수역을 침범해 수산 자원을 싹쓸이하고 어구까지 훼손하는 중국어선 때문에 어민들은 정상적인 조업이 불가능한 처지에 이르렀다. 단속에 맞서 더욱 조직적이고 포악해진 중국어선은 쇠파이프와 도끼로 저항하며 한국 해경의 인명까지 해치고 있는 실정이다.

바다와 사투를 벌인 끝에 만선의 기쁨을 알리는 힘찬 뱃고동 소리가 울려 퍼진다. 어선들이 입항하면 목포항은 활기로 넘친다. 조업에서 돌아온 어선들은 냉장창고에서 조기 상자를 내리고, 수십 명이 그물에서 조기를 떼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어둠이 드리운 망망대해에서 쪽잠을 자면서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 바다로 떠나는 이들의 삶을 따라가 본다. 18∼19일 연속 방송.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