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총장에 길자연 목사 선출… “철저히 개혁주의 신학 교육 신대원생, 전액 장학금 고려”
입력 2013-12-18 02:39
길자연(72·사진) 왕성교회 원로목사가 총신대학교 5대 총장에 선출됐다.
길 목사는 17일 서울 사당동 총신대에서 열린 운영이사회에서 3차 투표 끝에 총 133표 중 90표를 얻어 총장에 당선됐다.
총장이 되려면 참석 이사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얻지 못할 경우 재투표를 하게 되고, 만약 선거가 4차 투표까지 가면 참석 이사 2분의 1 이상의 지지만 얻어도 당선될 수 있다. 길 목사는 1차 투표에서 총 143표 중 84표, 2차 투표에서 137표 중 86표를 얻었다.
운영이사회는 오후 1시30분에 시작했으나 길 목사의 후보 자격을 놓고 2시간 가까이 논쟁이 벌어져 투표가 늦어졌다. 총신대 총장은 이사회 정관에 따라 연령 제한이 없다. 그러나 예장합동은 지난 98회 총회에서 ‘만 70세를 맞아 정년 은퇴한 이는 총신대 총장과 이사장, 이사 등을 비롯한 공직을 맡을 수 없다’고 결의했다. 운영이사들 중 일부는 총신대가 예장합동 총회 직영신학교이기 때문에 총회 결의를 따라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길 목사는 “오늘 운영위에서 나온 법에 대한 이야기도 잘 들었고, 우리 교단이 총신대 총장에 관심이 많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지난 5년간 저 개인에 대해 말이 많았지만 당당해도 변명을 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총장으로 덕을 갖고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길 목사는 “총신대는 교육부 평가에서 하(下) 등급을 받는 등 구조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목회 현장에 적합한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신대원생에게는 전액 장학금을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총신대는 개혁주의 신학교인데 복음주의 학자들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를 개선해 학생들이 철저히 개혁주의 신학에 입각한 교육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 목사는 경희대 한의학과를 졸업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편 총신대 학생 60여명은 이사회가 열린 종합관 건물 앞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을 총장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는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이사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