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 회장 10억 성과급 논란

입력 2013-12-18 01:35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계열사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던 올해 초 10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부당하게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STX조선해양과 채권단 등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 1월 STX조선해양의 2012년 경영성과 평가를 통해 성과급 10억4000만원을 받았다. STX조선해양의 정관에는 성과평가위원회를 두게 돼 있고, 회장에게는 기준금액인 20억원에 성과 달성률을 곱해 성과급을 지급한다. 성과 달성률이 50%에 미치지 못하면 성과급은 지급되지 않는다. 성과 평가위는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문제는 강 회장이 성과달성률 52%로 기준을 간신히 넘겨 성과급을 받는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점이다. 강 회장은 경영목표, 전략목표, 임팩트 등 3개 분야에서 각각 0%, 42%, 10%를 얻었다. 계량평가에 해당하는 ‘경영목표(수주액, 매출액, 영업이익, 시가총액) 달성’에서는 모두 최하등급인 D를 받았다.

반면 숫자가 개입되지 않는 비계량 평가에서는 후한 점수를 얻었다. 전략목표 중 ‘영업수주 및 마케팅 총력’과 ‘비전 2020 기반 구축’에서 각각 최고등급인 S등급을, ‘경영효율성 혁신’에서 A등급을 받았다. ‘경영리스크 대응’에 해당하는 임팩트 평가에서도 점수를 땄다.

이에 따라 STX조선해양의 성과평가위원들이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비계량평가에 점수를 몰아줘 강 회장이 성과급을 받도록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STX 측은 이에 대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성과급이 지급됐다”고 해명했다. STX조선해양은 강 회장에게 성과급을 지급한 지 3개월 뒤인 지난 4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