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으로… 검찰청으로… 회장님들 ‘고난의 한 주’
입력 2013-12-18 01:33
올해 횡령·배임·탈세 등 각종 경제범죄로 수사 또는 재판을 받는 총수들이 유난히 많은 가운데 이번 주는 많은 총수들이 서울 서초동 법원과 검찰청에 불려가야 하는 ‘고난의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검사 출신인 동양그룹 현재현(64·사법연수원 2기) 회장이 16일 친정인 검찰에 소환됐다. 현 회장은 동양그룹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과 고의적 법정관리 신청 의혹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2000억원대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구속 기소된 CJ그룹 이재현(53) 회장은 17일 첫 재판을 받았다. 신장이식 수술을 받고 나서 구속집행정지 상태인 이 회장은 지난달 공판준비기일에는 출석하지 않았고 구속집행정지가 연장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18일에는 효성그룹 조석래(78)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인 조 회장은 지난 13일 조세포탈과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조 회장은 1995년 노태우 비자금 사건 당시 대검 중수부에 출두해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효성그룹은 2009년에도 미국 내 부동산 구입과 관련한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당시에는 조 회장의 아들 효성 조현준 사장만 기소됐다. 조 회장 구속 여부는 당일 밤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에서 사건이 파기환송된 한화그룹 김승연(61) 회장은 19일 서울고법에서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는다. 김 회장은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해 회사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됐다. 김 회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3년으로 감형됐고 건강 문제로 지난 10월 말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서는 의료진을 대동한 채 누운 상태로 재판을 받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오면서 많은 기업 총수들이 사법적 처리 대상에 오르내리면서 기업들의 활동이 많이 위축돼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웠다”면서 “고난의 한 주를 끝으로 이런 분위기가 사그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