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회관 신축 준공 한국 경제 고속성장·산업화 상징… 초고층 빌딩 첫 에너지효율 1등급

입력 2013-12-18 01:35

17일 준공식을 가진 전국경제인연합회관(FKI타워)은 한국 경제의 고속성장, 산업화를 상징하는 건물이다. 전경련은 1979년 완공된 옛 건물이 노후화되면서 2008년부터 새로운 회관 건립공사에 들어갔다. 과거 전경련 회관은 서울 여의도를 대표하는 건물이었다. 전경련은 73년 서울시로부터 여의도 부지 3000여평을 평당 6만원에 사들여 여의도 시대를 맨 먼저 연 기관이 됐다.

오일쇼크로 지지부진하던 회관 건립은 77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3대 전경련 회장으로 앉은 뒤 급물살을 탔다. 여의도는 서울 중심에서 떨어진 허허벌판이었지만 전경련 회관이 들어선 뒤 개발 바람이 불기도 했다.

정 회장은 “재계를 대표하는 산실인데 내로라하는 집(건물) 하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완공을 기념해 ‘창조(創造), 협동(協同), 번영(繁榮)’이라는 친필 휘호를 선물했다. 하지만 준공식(79년 11월 16일)을 앞두고 서거하면서 휘호석에 새겨진 날짜를 79년 10월 16일로 급하게 수정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친필이 담긴 휘호석은 여의도공원이 바라보이는 쪽에 있다가 이번에 광장아파트 쪽으로 정문 위치가 바뀌면서 자리를 옮겼다.

신축한 FKI타워는 지하 6층, 지상 50층 규모로 지하 3층, 지상 20층이었던 옛 회관 건물보다 3배 가까이 커졌다. 대지면적 1만2146㎡에 연면적은 16만8681㎡다. 높이는 245m로 여의도에서 IFC(55층, 279m), 63빌딩(63층, 249m)에 이어 3번째로 높다. IFC보다 높게 지을 수 있었지만 이 경우 건물 옥상에 대공포대가 들어서야 하는 문제 때문에 높이를 낮췄다는 뒷얘기도 전해진다. 서울과 수도권 고층빌딩 옥상에는 낮게 침투하는 적 비행기 등을 공격하는 대공포대가 배치돼 있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FKI타워는 첨단공법이 총동원됐다. 전통 한옥의 처마선에 착안한 외벽은 사무실 내부로 들어오는 햇빛과 자외선 유입을 최소화해준다. 여기에다 국내 최초로 에너지효율 1등급을 받은 초고층 빌딩으로 기록되게 됐다. 태양에너지를 수집해 시간당 발전용량 730㎾가 가능한 유리벽면 발전설비를 갖췄다. 3279개 태양광 패널이 생산하는 전기량은 247가구의 연간 전기사용량과 맞먹는다. 심야시간 냉동기를 가동해 얼음을 생산·저장해 업무시간 냉방에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전력사용량을 30% 절감할 수 있다. 지하 150m 깊이 지중열을 냉난방에 쓰기도 한다.

전경련은 FKI타워 준공을 계기로 중견기업과 서비스업종으로 회원사 범위를 넓히고, 회장단 추가 영입에 나서는 등 ‘재계 맏형’으로 재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