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2주기] 확고한 선당노선… ‘김정은 유일영도’ 노동당 중심 보위
입력 2013-12-18 01:33 수정 2013-12-18 03:29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를 맞아 17일 개최한 중앙추모대회에서 ‘김정은 유일영도체계’를 확고히 하면서 노동당 중심으로 국정을 이끌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군대는 노동당의 기치 아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당 중심으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결사옹위할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아버지 김정일 시대가 군이 모든 것에 앞서는 선군(先軍)을 표방했었다면 이제는 선당(先黨) 노선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정은 1인체제 대대적 선전=중앙추모대회의 추모사 및 결의연설에는 “위대한 김정은 동지(또는 최고사령관 동지) 밖에는 그 누구도 모른다” “결사옹위하겠다”는 표현이 수차례 등장한다. 장성택 처형 전후로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도 같은 구호가 등장했다. 김 위원장 2주기 겸 김 제1비서의 집권 3년 차를 맞아 1인 지배체제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북한 지도부의 선전용 구호인 셈이다.
대회에선 또 김 제1비서를 “단결의 유일중심, 영도의 유일중심”이라고 거듭 표현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추모사에서 “우리는 위대한 김정은 동지밖에는 그 누구도 모른다는 억척불변의 신념을 간직하고 경애하는 원수님의 두리(둘레)에 한마음, 한뜻으로 철통같이 뭉치며 당 중앙을 목숨으로 결사옹위하는 견결한 투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은 ‘당 중앙을 결사옹위한다’는 표현이다. 당을 김 제1비서와 사실상 같은 수준에 올려놓겠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당 중심의 사상관철전, 당정책 옹위전을 과감히 벌인다’는 표현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결의연설에 나선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도 노동당 제일주의를 천명했다. 그는 “우리들(인민군대)은 당 중앙의 기치 아래 단결하고 또 단결하자는 구호를 높이 들고”라고 선언했다. 또 “인민군대는 천겹 만겹의 성새(성과 요새), 방패가 되어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와 금수산태양궁전을 결사보위하겠다”고도 했다.
◇핵보유국 언급은 삭제=그러나 북한은 올해 추모사 및 결의연설에선 핵보유국 지위를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엔 “당당한 핵보유국의 지위” “핵 억제력” 등을 강조했으나 이번에는 핵무력과 관련된 표현이 아예 사라진 것이다. 일각에선 6자회담 재개 등을 염두에 둔 계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지난해 “광명성 3호 2호기의 성과적 발사”로 언급했던 장거리 로켓(미사일) 관련 표현도 이번에는 “우주기술” 정도로만 언급됐다. 또 이번에는 “전민의 과학기술 인재화” “지식경제 강국 건설” 등을 언급해 과학기술 발전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에 강경대응한다는 기존 방침도 거듭 확인했다. 최 총정치국장은 “날강도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의 책동이 극히 무모한 단계”라며 “백두산 혁명강군은 적이 한 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침략자들을 쓸어버리고 조국 통일의 위업을 성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