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2주기] 주중 북한대사관 꽃다발 든 추모 행렬

입력 2013-12-18 01:33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인 17일 오전 중국 베이징시 차오양(朝陽)구에 있는 주중 북한대사관에는 북한 주민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김 위원장 추도식이 열린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대사관 본관 건물 옥상의 인공기는 조기가 아닌 평소와 마찬가지로 게양돼 있었다. 이에 대해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사망 당시에는 조기를 게양했지만 추도식 때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정리된 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무렵 북한 주민들로 보이는 사람들은 서너명씩 짝을 이뤄 한 손에 꽃다발을 든 채 대사관 안으로 들어갔다. 외화벌이를 위해 중국에 파견된 젊은 여성들이 무리를 지어 남성 인솔자를 따라 대사관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오전 9시30분쯤에는 미처 대사관에 도착하지 못한 일부 주민들이 급히 뛰어가는 모습이 목격돼 별도의 추도식이 개최된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그 뒤로는 경비병 2명이 정문 앞에 새로 설치된 초록색 철문 뒤에서 보초를 서고 있었을 뿐 대사관을 출입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한 남성은 장성택 처형을 아느냐고 묻자 “조국에 필요가 없는 만고역적”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들어 북한대사관 직원들의 행동이 더욱 조심스러워지고 물건도 단체로 구입하는 등 외부 출입이 줄었다”면서 “이들에 대한 내부 감시조 활동이 더욱 엄격해진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장성택 계열로 알려진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의 경우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당장 어떻게 하기보다는 일단 상황을 봐가며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 대사관은 구내에 사무용 건물과 대사관 직원 숙소 건물을 함께 두고 있으며 베이징시내 르탄(日壇) 공원 옆 한 블록을 차지하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